왓챠 플레이 아네트
"..... 이제 침묵을 유지하시고
쇼가 끝날 때까지 숨을 멈춰주십시오.
숨 쉬는 것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깊게 숨을 들이쉬십시오.
감사합니다."
- 영화 아네트 중에서
영화 내용.
(스포 없음. 결말 없음.)
명성이 자자한 오페라 가수 안
(마리옹 꼬띠아르).
인기 많은 코미디언 헨리
(아담 드라이버).
두 사람은 각자의 이름이 걸린
화려한 무대가 있는 극장으로 향한다.
무대를 끝낸 두 사람은
카메라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들이 사랑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린다.
그렇게 사랑을 이어가던
두 사람은 마침내 결혼한다.
일사천리로 딸 아네트를
출산하는 안.
그리고 그들의 일상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안과 달리
집에서 딸 아네트를 보며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는 헨리.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내용을 짐작할 수 없는
화려한 포스터와 아담 드라이버로
시작한 영화에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감독 이름이라도 보고 시작할걸!!
레오 카락스가 이 영화의 감독이라는 것만 알았어도
(퐁네프의 연인들, 나쁜 피, 홀리 모터스 등
내 기준에서 몹시 어려운 영화들을 만든 거장)
마음에 준비는 할 수 있었을 텐데.
적어도 그냥 로맨스는 아니구나~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
아담 드라이버 때문에 내 발등을 찍었다.
그나마 첫 영어 연출작이라서
그런지 전작들보다는 볼 만하다.
물론 내 기준에서.
(원치 않는 스포가 있을 수 있음)
영화는 본격적인 뮤지컬 영화의 형식이다.
첫 장면부터
노래가 시작되니
그 사실은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난 음악 영화라는 사실을
모르고 봐서 조금 당황했다.
롱 테이크 연출
덕분인지 정말 영화는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전체적인 내용이나
가사 자체는 어렵지 않다.
(가사는 반복이 많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한지 30분도 안 돼서 로맨스는
끝이 나니 마음에 준비를 하시길.
짙은 녹색이 주를 이루는
아담 드라이버의 의상.
흰색이나 노란색이 주를 이루는
마리옹 꼬띠아르의 의상.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이 불협화음을 말하고 있었는데
간과했다.
영화는 초반 아주 대놓고
카메라 뒤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그런 이야기를 하려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이들의 이야기는
성서에 조금 더 가까워 보인다.
항상 사과와 함께 등장한
안은 에덴 동산에서
추방된 이브를 닮았다.
사과(선악과)를 먹은 그녀는
헨리를 만남으로서
명예롭고 평화로웠던 삶을 버리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고통스러운 출산을 경험하고
목숨까지 잃게 된다)
그리고 헨리!
헨리는 첫 번째 살인자 카인을 닮았다.
아담이 아니라.
카인의 낙인처럼 보이는 반점은
그가 사악한 짓을
벌일수록 더욱 선명해진다.
게다가 피노키오처럼
나무인형으로 등장하는 아기 아네트.
하지만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길어질 것 같은
아네트만이 진실을 이야기한다.
가짜가 분명한
인형만 오로지 영화 속에서
진실을 이야기한 것!
결국 관객은 가짜와 진짜를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좀처럼 아네트의 진짜 아버지가 누구인지
확신할 수 없어진 것처럼.
혹은 '헨리 맥헨리'라는 앞과 뒤가 같은 이름처럼.
거꾸로 해도 이효리!)
그리고 심연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조언하는 헨리에게
이제 당신은 아무도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한
아네트는
인형이 아닌 진짜 사람이 된다.
극이 끝나고
이제 무대를 내려갈 아네트가
드디어 진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진실을 말했던 인형 아네트가 널브러진 모습을
보면 자신하기는 힘들다.
어쩌면 아네트는
진짜 인간의 아이가 됨으로써
거짓을 말할 수 있는 가짜들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생각보다 어렵고 불편하지 않았다.
게다가 반드시 이 영화를 봐야지만
인상적인 저 포스터의 진실을 알 수 있다.
미녀와 야수를 좋아하실 것 같은 레오 카락스 감독은
별로 변한 것 같지 않지만
아담 드라이버를 좋아해서 그런지
거부감은 없었다.
(영화 레오 카락스 감독도 출연한다)
마지막에 쿠키라기 보다는
무대 인사와 비슷한 영상이 있다.
출연진과 관계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걷는 장면.
(감독 옆에 여자분은 대체 누구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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