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영화 연애의 목적(2005)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나쁜 놈과 나쁜 년의 진짜 연애.

개죽 2019. 10. 27.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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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애의 목적

"남자 친구 사랑해요?"

"아니요. 난 아무도 사랑 안 해요."

"그런데 왜 결혼해요?"

"편해요. 안정적이고 나한테 잘해주고.

그러면 된 거죠. 뭐.

이 선생님도 알잖아요? 

나랑 이런 감정 단순한 열정이고 금방 식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선생님도 여자 친구한테 빨리 돌아가요."

- 영화 연애의 목적 중에서.


영화 내용. (결말 있음. 스포 있음.)

스물여섯의 고등학교 교사 이유림. 

그는 교생 실습을 나온 스물일곱의 최홍과 같은 반이 된다. 

묘한 매력을 가진 그녀에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 유림. 

하지만 좋은 차를 타고 그녀를 데리러 온 남자 친구를 목격한 

유림은 자신도 6년이나 만난 

가족 같고 자식 같은 여자 친구가 있으면서도 기분이 좋지 않다. 

영화 연애의 목적

서슴없이 최홍에게 

"남자 친구랑 섹스하죠."라고 묻는 유림은 

회식 날 집안일이 있다며 바쁜 의사 남자 친구를 만나러 갔던 

그녀를 막무가내로 기다린다. 

돌아온 최홍 때문에 겨우 마련된 두 사람의 술자리에서

유림은 조개를 맛있게 먹는 그녀에게

아무렇지 않게 성적인 이야기를 꺼낸다. 

영화 연애의 목적

서로에게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스스럼없이

최홍에게 같이 자고 싶다고 말하는 남자 이유림. 

그런 그에게 철저하게 철벽을 치는 최홍.

하지만 수학여행 날 술에 취한 유림은 최홍의 핸드폰 연락처를

모두 지우는 실수를 저지른다.

영화 연애의 목적

그녀를 달래기 위해 다가온 유림은

최홍에게 웃어보라고 애교를 떤다.

별수 없이 웃어준 최홍에게 기대는 유림.

그녀는 부드럽게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순간 덤벼든 최홍에게 덤벼드는 유림.

화가 난 최홍은 이후 철저하게 그를 무시하지만,

쪼잔하게 그런 그녀를 모른척하는 유림을 이길 수가 없다. 

선생님인 그의 도움이 필요한 교생 최홍은 유림에게 먼저 화해를 요청한다. 

하지만 또다시 그녀의 몸을 탐내는 유림.

영화 연애의 목적.

최홍은 비장의 카드로 다른 학교 선생님인 그의 여자 친구를 거론한다.

유림의 여자 친구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했다고 말하는 그녀. 

최홍의 말에 화를 내면서도 그녀를 데리고 모텔로 가려고 하는 유림. 

사랑하지도 않는 너와 자야 한다면 50만 원을 받겠다고 제안하는 최홍.

믿을 수 없는 제안에 짜증을 내면서도 기어이

그녀를 데리고 모텔로 간 유림.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유림을 기다리는 건 착한 여자 친구의 연락.

영화 연애의 목적

최홍은 다음 달에 결혼을 한다는 이야기로 유림과의 관계를 

끝내기로 결심한다. 

마지막으로 술을 먹자고 제안하는 유림. 

진솔한 대화를 나누던 유림은 그녀에게 최홍의 친구가 

유부남 조교에게 걸려 돈도 뜯기고 스토커로 몰려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17층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했다는 친구 이야기를 해준

최홍은 그에게 자신은 단순한 열정일 뿐이니 여자 친구에게 돌아가라고 말해준다. 

영화 연애의 목적

하지만 술에 절어 함께 밤을 보낸 두 사람.

최홍은 결국 연락도 없이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그녀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애가 타는 유림은 집 주소를 알아내 

그곳으로 달려간다. 

나오지 않는 그녀 때문에 백밀러까지 부숴 그녀의 방을 훔쳐보던 유림은

집안에 숨어있던 최홍을 확인한다. 

겨우 그녀의 집안으로 들어간 유림은 남자 친구도 와 본 적이 없다는 

최홍의 집에서 밤을 보낸다.

영화 연애의 목적

최홍이 의사 친구들 모임에서 굴욕을 당하는 사이

그녀의 집안을 둘러보던 유림은 카세트 타입을 찾아 

17층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친구가 최홍이었음을 알아차린다.

왜 그녀가 그렇게까지 사랑을 믿지 않는지 깨달은 유림. 

집으로 돌아온 최홍과 말다툼을 벌이는 유림은 

여전히 그 조교님을 잊지 못한 것이냐고 따지고.

최홍은 그런 그에게 조교 놈이나 너나 

내 몸만 원하는 양아치에 불과하다고 화를 낸다.

영화 연애의 목적

비 내리는 밤 유림을 내쫓고 오열하는 최홍.

화를 내며 여자 친구에게 달려가 

그 학교 조교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부탁을 하는 유림.

영문도 모르는 여자 친구는 갑자기 찾아온

그를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하지만 그때 울리는 유림의 핸드폰.

유림은 같이 자자고 말하는 최홍의 문자 하나에

여자 친구를 그대로 두고 달려간다. 

영화 연애의 목적

빗속을 뚫고 달려온 유림의 품에서 자는 최홍.

조교의 사건 이후 해가 떠야만 잠을 잘 수 있었던 그녀는

유림의 냄새만 맡으면 잠이 온다고 말한다. 

그저 잠을 자려고 그를 이용하는 것뿐이라고 말하는 최홍. 

영화 연애의 목적

한편 최홍과 유림이 모텔에서 나왔다는 인터넷 글 때문에 

난리가 난 학교. 

유림을 수습을 위해 백방으로 돌아다니며 애쓰지만 결국 

그를 위해 닭강정을 만들어 온 차홍의 귀에도 들어가고 만다. 

그녀의 과거 사건까지 들먹이며 최홍이 유림을 

꼬셨다고 호도하는 사람들. 

다시 무너져 내린 최홍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유림까지 오해하고 만다. 

최홍은 마지막 순간 유림의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말한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반전된 상황. 

유림은 결국 학교에서 잘리게 된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선배가 하는 학원을 다니며 근근이 생활하는 유림.

최홍은 그를 찾아가 함께 술을 마신다. 

술에 취한 유림은 그녀를 나쁜 년이라고 욕하며 

너 때문에 무서워서 이제 여자도 못 만난다고 말한다.

그런 그에게 최홍은 이제 자기는 잠도 잘 자고 편안하다고

앞으로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말해준다.

화를 내며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말하는 유림의 팔에 기대서

같이 자러 가자고 말하는 그녀.

두 사람은 또다시 모텔에서 함께 눈을 뜬다. 

헤어지자고 말하는 최홍에게 제발 첫눈 올 때까지만 유예기간을 달라던

유림의 말대로 모텔을 나서는 두 사람 앞에는 첫눈이 쌓여있다.

함께 그 눈을 밟으며 걷는 두 사람.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젖었어요?"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생각보다 발칙하다. 

하지만 환장할 만큼 시뻘건 포스터처럼 싸구려 영화는 절대 아니다. 

지금이라면 잡혀가도 골백번을 잡혀갔을 이유림의

노골적인 색드립과 들이댐이 

옛날 영화 치고는 매우 공격적으로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낙인 효과의 무서움과 상처 치유에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사랑 때문에 받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 채로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살아야 했던 최홍.

후진 따위는 없는 가족 같은 여친 있는 양아치 이유림과의 관계 때문에 

또다시 가정파괴범의 굴레를 뒤집어 쓸지도 모른다는 그녀의 공포. 

"유림에게 여친이 있고.

최홍에게 남친 있다."라는 사실을 떠나서

유림과 최홍은 사실 연애를 했다. 

그 사람밖에 떠올릴 수 없고.

연락이 안 되면 미칠 것만 같고.

같이 안고 뒹굴고 싶고. 

그 두 사람이 했던 모든 행위는 사랑이다. 

(두 사람의 부도덕성과는 전혀 별개로.)

그럼에도 마지막 순간 최홍은 

유림을 성추행범으로 몰아 그의 인생을 파괴한다.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그가 망가질 것을 알면서도.

게다가 추운 겨울 

망가진 그를 찾아가 이제 자신은 잠을 잘 잔다는 말까지 해준다. 

유림을 파괴하는 과정에서 어쩌면 그녀는

그 조교가 자신에게 벌인 짓을 이해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타인을 파괴하는 일이 절대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게다가 유림이라는 캐릭터는 선량하거나 깨끗하지 않다. 

가족 같은 여자 친구를 두고도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잠자리를 요구하고 

거절하는 여자를 끈질기게 집적대는 나쁜 남자다.

조교처럼 나쁜 짓을 벌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선량한 남자는 아니다. 

그래서 영화 속 그의 몰락이 그다지 가슴 아프지는 않다. 

(선생님이 어울리는 남자는 어차피 아니었어.)

결국 상처를 치유한 최홍은 그녀에게 상처 입은 유림에게 돌아왔다. 

최홍은 그녀에게 아픔만 남긴 조교 놈과는 다른 선택을 한다. 

그녀는 유림에게 책임지겠다고 말한다. 

물론 유림의 성추행 의혹을 풀어주고 교사직을 찾아주지도 않겠지만

함께 뜨거운 밤은 보내겠지.

영화는 매우 현실적이다.

유림과 최홍의 연애는 전혀 로맨틱하고 달달하지 않다.

(노골적으로 육체를 탐닉하고 본능적인 욕구를 스스럼없이 드러낸다.)

가족 같이 착한 유림의 여자 친구는 6년이나 만난 유림을 얻지 못하고.

(차라리 다행이야.)

최홍을 스토커로 몰았던 유부남 조교 놈은 벌을 받지 않는다. 

(사실 이 세상에 권성징악이 어디 있냐?)

생각보다 꽤 오래된 영화지만, 다시 봐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영화다.

배우 강혜정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마스크.

진짜 싫은데 이상하게 좋은 배우 박해일의 양아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인 영화 '연애의 목적'이다.

(시종일관 어디에서나 담배를 물고 있는 유림을 보면 속절없이 흘러가는 세월의 변화까지 느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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