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영화 레이디 버드(2017) 내 최고의 모습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지금 이 순간이라면? (feat. 그레타 거윅)

개죽 2019. 11. 14.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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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이디 버드


영화 내용. (스포 있음. 결말 있음.)

새크라멘토에 살고 있지만, 그곳이 싫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18살의 소녀 크리스틴(시얼샤 로넌). 그녀는 자신의 지은 

"레이디 버드"라는 이름을 인용구까지 사용해 가며

자신의 진짜 이름을 부인하는 괴짜 소녀다. 

영화 레이디 버드

엄마의 잔소리에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려 팔을 다치고도

유일하게 마음이 맞는 친구 줄리와 함께 

새크라멘토에서 제일 좋은 집을 구경하며 꿈을 꾸는 크리스틴.

영화 레이디 버드

새크라멘토를 떠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동부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애를 쓰는 크리스틴.

그녀는 연극반에 들어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만난 귀여운 남자 대니에게 빠져드는 그녀.

크리스틴은 그녀가 너무 소중해서 함부로 할 수 없다는

대니와 사귀게 된다.

그의 할머니가 그녀가 꿈꾸는 아름다운 집 주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크리스틴.

영화 레이디 버드

어려운 가정형편을 비롯해 많은 문제를 안고도 

동부 대학 진학을 포기하지 않는 크리스틴은 대니와 

즐거운 만남을 가지면서도 

한참 부족한 수학 점수 때문에 선생님의 파일을 내다 버리는 짓까지 

감행하며 최선을 다한다. 

그러던 그녀는 착한 남자 친구인 줄 알았던 대니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레이디 버드

하지만 잠시 멘붕에 빠졌던 크리스틴은 다시 

사랑에 빠진다. 

우수에 가득 찬 눈빛을 가진 잘생긴 소년 카일(티모시 살라메)을 만난 것. 

입만 열면 알아듣지도 못할 소리를 하는 그에게 

흠뻑 빠져든 크리스틴.

그녀는 카일과 친해지기 위해 절친 줄리를 내팽개치고 

카일과 친한 제나와 어울리기 위해 노력한다.

영화 레이디 버드

제나의 환심을 사기 위해 수녀님의 차 뒤에 

'방금 예수님과 결혼했어요.'라는 장식까지 붙였던 크리스틴.

하지만 대니의 할머니 집을 자신의 집이라고 거짓말했던 

일 때문에 제나는 크리스틴이 

철로변의 구린 쪽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지만 카일 덕분에 제나와 어울릴 수 있게 된 크리스틴. 

영화 레이디 버드

끝없이 펼쳐지는 엄마와의 다툼과 가족 간의 불화.

카일과 제나 때문에 멀어진 절친 줄리. 

그럼에도 크리스틴은 카일과의 첫 경험을 즐기며 행복해한다. 

하지만 그가 처음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두 사람. 

영화 레이디 버드

무도회 날이 되자 카일과 제나는 흥미 없는 무도회 대신

다른 곳에 가자고 말한다. 

크리스틴은 그들에게 자신은 무도회에 가고 싶으니 친구 

줄리의 집에 내려달라고 말한다. 

매번 줄리가 누구냐고 물었던 카일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던 

크리스틴은 줄리를 "절친"이라고 말한다. 

카일과 헤어진 크리스틴은 줄리와 화해하고 무도회장으로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영화 레이디 버드

아빠의 실직과 경제력을 핑계로 크리스틴을 근처 주립 대학에

보내려던 그녀의 엄마.

하지만 크리스틴이 그녀 몰래 원서를 넣었던 대학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안 엄마는 대화를 거부한다. 

영화 레이디 버드

크리스틴이 대학에 합격해서 떠나는 날 마저 비싼 주차료를

핑계로 딸을 보지 않은 그녀의 엄마. 

하지만 그녀는 딸을 보기 위해 돌아온다. 

그러나 이미 떠난 딸 크리스틴. 

크리스틴의 아빠는 그런 아내를 안고 딸이 곧 

돌아올 거라고 말해준다. 

한편 목적지에 도착한 크리스틴은 그녀의 엄마가 차마 

전달하지 못한 편지 뭉치를 받는다.

그녀의 아빠가 엄마의 진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짐 속에 넣어 놓은 것이었다. 

잔소리 많은 엄마의 진심을 알게 되는 크리스틴.

영화 레이디 버드

술자리에서 떡이 된 크리스틴은 그제야 자신을 

레이디 버드라는 인용구 없이 크리스틴이라고 소개한다. 

엉망이 되어 술에서 깨어난 그녀는 집으로 전화해서 

처음으로 부모님이 지어준 크리스틴이라는 이름이 좋다고 말해주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영화 레이디 버드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시얼샤 로넌과 그레타 거윅

그레타 거윅을 거론하기 않고는 말할 수 없는 영화 '레이디 버드'

레이디 버드는 각본과 감독을 맡은 그레타 거윅의 자전적 이야기가 들어있다. 

개인적으로 그레타 거윅의 영화를 볼 때마다 

골 때리게 사랑스러운 그녀의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매기스 플랜. 플랜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로라 버서스. . 방황하는 소녀들.

생각보다 많이도 봤네. )

하지만 시얼샤 로넌이 연기하는 크리스틴은 그동안 그레타 거윅이 

연기했던 그녀들과는 조금 다르다. 

크리스틴이 10대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다고 차에서 뛰어내리고

시험 점수가 나빴다고 선생님의 파일을 훔쳐 내 다 버리고 

입양된 오빠와 애인에게 상처를 주고 

가족이야 어찌 되든 내 멋대로다.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웠던 그레타가 연기했던 많은 캐릭터와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그동안에도 공동 각본과 공동 감독 작품이 많은 그녀는 자전적인 이야기가 

영화에 많이 투영되기는 했을 텐데.

감독 노아 바움백의 파트너이기도 하니까.)

영화 자체도 전작들과 조금은 다르다. 

우울증에 걸린 신부. 

유부남 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친구.  

커밍아웃을 하지 못한 게이 남친.

감각적이고 포커스가 주인공에 삶에 집중된 것처럼 느껴졌던 전작들과는

달리 묘하게 어수선하다. 

그래서 진짜 우리의 삶처럼 보이기도 한다. 

절대 정리가 되지 않고 복잡하고 어수선하고 결코 문제들은 해결될 것 같지가 않은 

정제되지 않은 우리의 삶 같다. 

얼핏 영화는 '지랄발광 17세' 같은 가족애와 성장을 다룬 성장물처럼 보인다. 

반쯤 미쳐있는 애의 달달한 연애와 관계 회복과 함께 깊어지는 우정.

더불어 가족애까지. 

분명 비슷한 면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레이디 버드는 미묘하게 다르다. 

직장을 구하러 간 아버지와 아들. 

피부색이 다른 부자는 그렇게 세대교체를 한다. 

젊은 아들은 직장을 얻고

아버지는 그를 축하한다. 

분노의 포도를 들으며 함께 울고 웃는 모녀.

하지만 크리스틴은 언제나 돈으로 이어지는 어머니의 잔소리에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린다. 

너무나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관계를 

영화는 그렇게 그려낸다. 

고집스럽게 딸을 공항에서 내려주고 주차비 이야기를 하며 외면하던 

크리스틴의 엄마가 흘리는 눈물.

결국 그녀는 공항에서 크리스틴과 인사하지 못하지만 

아빠의 도움으로 기어이 전해진 진심은 딸을 성장하게 만든다. 

드디어 '레이디 버드'라는 이기적인 마음을 내려놓는 크리스틴.

온전한 자신을 인정하게 되는 뼈 아픈 과정을 그려내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딸이 언제나 최고의 모습이길 바라는 엄마와

지금의 모습이 최고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운 딸은 

자연스럽게 '세대'를 이야기한다. 

자신처럼 반짝이며 빛나지 못한 채 딸의 인생이 끝이 날까 봐 두려운 어머니.

그저 두려운 미래를 앞에 두고 오늘이 가장 찬란한 그날이 될까 봐 두려운 딸.

오늘을 제대로 행복하게 살아내지 못하는 두 세대는

관여할 수 없는 과거와 미래에서 그렇게 헤맨다.  

어린 나이임에도 필모가 남다른 여배우 시얼샤 로넌과 

(언제나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님. 

비잔티움. 러블리 본즈. 한나 등.)

그레타 거윅이 열심히 일해줬으면 좋겠다. 

그레타 거윅은 감독도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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