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 없는 세상을 알려주려고 날 남겨뒀지.
믿음이 사라지고 크리스마스 정신이 없는 세계 말이다."
- 영화 크람푸스 중에서.
영화 내용. (스포 있음. 결말 있음.)
백화점에서 산타 때문에 친구와 싸운 맥스.
"어린애들의 믿음을 망치기 싫었어요."
크리스마스를 믿는 친구가 없는 소년 맥스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가 다섯이나 있는 이모네 가족을 맞이한다.
막말을 서슴지 않은 이모부 하워드와 엄마와 앙숙인 도로시 이모까지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내게 된 맥스.
처음부터 엉망진창이 된 크리스마스에 사촌들은 여전히
산타를 믿는 맥스를 놀리며 그가 산타에게 쓴 편지를 가족들 앞에서
읽어 망신까지 당하게 만든다.
그저 예전처럼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었던 맥스는
화가 나서 산타에게 쓴 편지를 찢어버린다.
더는 산타에게 소원을 빌지 않는 소년이 된 맥스.
맥스는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는 친척들이 빨리 사라지기만을 바라게 된다.
다음날 아침 정전과 눈보라 때문에 정신이 없는 어른들.
크리스마스를 전기도 없이 보내게 생긴 그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
하지만 맥스의 누나 베스는 남자 친구 데릭이 연락을 받지 않자
그의 안부가 걱정스럽다.
부모님께 겨우 허락을 받고 눈보라를 뚫고 데릭의 집으로 향하는 베스.
눈보라와 혹한을 뚫고 데릭의 집으로 향하던 베스는
이웃집 지붕에서 이사한 것을 목격한다.
공포심을 느낀 베스는 훌쩍 날아올라 지붕을 타고 넘는 기괴한
그것을 피해 도망친다.
하지만 이내 비명 소리와 함께 사라지는 베스.
정전 때문에 어둠 속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 가족들.
시간이 돼도 돌아오지 않는 베스를 걱정하기 시작하는 사람들.
절대 불을 꺼트리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는 맥스의 할머니.
영어를 하지 않는 그녀는 아들과 손자 맥스에게
밖으로 나가면 안 된다고 말한다.
눈보라가 시작된 이후 눈에 띄게 이상해진 그녀.
하지만 딸을 찾아야만 하는 톰은 어머니를 진정시키고
이모부 하워드와 함께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밖으로 나선다.
하지만 데릭의 집에서도 베스를 찾지 못하는 두 사람.
대신 땅 속의 무언가에게 공격을 받은 하워드.
그는 샌님인 줄로만 알았던 톰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다.
위험 상황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들은 창문을 막고
잠시 잠을 청한다.
보초를 서기로 했던 하워드가 잠든 사이 벽난로 불이 커져가고
그러자 굴뚝을 타고 내려오는 무언가.
맥스의 사촌 하위는 사슬을 타고 내려온 진저 브레드를 보고
입에 넣지만, 그 순간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그것은 사슬로 그를 옭아매 굴뚝 위로 끌어올린다.
깜짝 놀라 하위를 잡는 가족들.
하지만 끝내 하위는 사슬에 끌려 굴뚝 위로 사라지고
망연자실한 가족들 앞에 선 할머니는 '크람푸스'라고
적힌 종을 보여주며 과거의 이야기를 해준다.
과거 가난과 배고픔 때문에 크리스마스의 신성한 정신과
베푸는 희생정신을 잃었던 마을 사람들과
자신의 가족에게 찾아왔던 크람푸스 이야기를 해주는 할머니.
성 니콜라스의 그림자 역할을 하는 크람푸스는 어두운 고대의 영혼으로
보상이 아닌 처벌을 하러 사람들을 찾아온다고 말하는 그녀.
하지만 아무것도 주지 않고 모든 것을 가져가기만 한다는 크람푸스 이야기를
선뜻 믿을 수 없는 사람들.
하워드는 그녀의 말을 믿을 수 없다며 아들 하위를
찾겠다고 난동을 부리지만, 사람들은 간신히 그를 막아 세운다.
대신 제설차를 타고 안전한 대피소가 있는 쇼핑몰에 애들을 내려주고
사라진 아이들을 찾기로 계획한 톰과 세라.
하지만 2층에서 하워드 딸들의 비명이 들려온다.
다리를 다친 하워드에게 남은 가족을 맡기고 2층으로 올라가는
톰 부부와 하워드의 아내 린다.
그들은 그곳에서 기괴한 동화 속에서나 볼 만한 괴물들과 마주한다.
한편 혼자 진저 브레드의 공격을 받기 시작하는 하워드.
애완견 로지의 도움으로 쿠키들을 해치운 하워드와
린다와 세라의 도움으로 살아남은 톰.
또 한 명의 아이를 빼앗긴 그들은 아래로 내려간다.
다시 힘을 합쳐 그들을 공격해 오는 괴물들.
불평만 많았던 도로시 이모의 도움으로 괴물들을 해결하지만,
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크람푸스의 부하들.
끌려나가는 도로시 이모와
양치기는 양 떼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던 하워드가 괴물들과 사라진다.
난로에 불까지 꺼지자 다른 방법이 없는 가족들은
살기 위해 제설차를 타기 위해 밖으로 나가리로 결정한다.
하지만 가족들이 밖으로 모두 빠져나가자 인사를 한
맥스의 할머니는 문을 걸어 잠근다.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크람푸스에게서 시간을 끌려는 할머니.
벽난로를 통해 안으로 들어온 크람푸스는
그녀에게 자루를 열어 보여준다.
그러자 장난감 괴물들이 쏟아져 나온다.
남은 가족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톰.
하지만 뒤쫓아 오는 괴물들을 상대하던 그는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뒤이어 린다와 새라까지 모두 괴물에게 끌려가고
맥스와 함께 남아있던 사촌마저 괴물들에게 끌려간다.
홀로 남은 맥스에게 그가 찢어버린 산타의 편지로 싼
'크람푸스'라는 이름이 적힌 종을 건네는 크람푸스.
결국 사촌을 구하기 위해 크람푸스를 찾아가는 맥스.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을 잘못했으니
다시 모든 것을 되돌려 놓으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크람푸스는 가차 없이 사촌과 맥스를 불구덩이
속으로 집어던진다.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나는 맥스.
자신의 방 침대에서 일어난 그는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가족들 모두 평안하게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는 모습에
안도하는 맥스.
부모님 사이에 앉아 선물을 푸는 맥스는
박스 속에 들어있는 크람푸스의 종을 보며 당황한다.
맥스를 비롯한 온 가족은 작은 스노우 볼 속에 갇혀 크람푸스의
수많은 스노우 볼이 가득한 진열대 속에 놓이게 된다.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크람푸스는 중부 유럽에서 전해지는 의인화된 전설의 생물로,
"반은 염소, 반은 악마"로 묘사되며,
성탄절 기간 동안 착한 행동을 한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는 성 니콜라우스와
정반대로 나쁜 행동을 한 어린이에게 벌을 내린다.
애들 보는 영화라고 보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어른들의 동화로 보기도 모호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의문이 생기게 된다.
대체 맥스의 할머니와 맥스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가난과 가정불화 속에서 희망을 잃은 어린 소녀가
다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했다는 이유.
가족들이 모두 즐거웠던 옛날의 크리스마스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산타에게 편지로 적었던 순진무구한 소년이
짓궂은 사촌들의 장난으로 더는 산타를 믿지 않기로 하고
편지를 찢어버렸다는 이유.
결국, 그들은 믿음을 버렸다는 이유만으로 끔찍한 벌을 받는다.
말랑말랑하고 달콤했던 어린 시절의 수많은 믿음을 버려야만
겨우 어른이 될 수 있는 각박한 세상과는
도통 어울리지 않는다.
사실 뭔가 30%쯤 부족한 괴물들과
토이 스토리에서 본 듯한
아류스러운 액션씬도 그냥 그렇다.
크리스마스에 이런 불편한 앤딩을 굳이 선택한 이유도
사실 알 수는 없다.
크람푸스가 벌이는 단죄의 이유 또한 도통 납득할 수 없지만,
세상 전부를 얼어붙게 만들 것 같은 냉혹한 눈보라와
전혀 달콤하지 않은 크리스마스 분위기.
끝없이 불편한 가족들과의 관계가
이상하게 마음에 드는 영화다.
(뭔가 봄이 되면 장범준의 벚꽃 앤딩과 함께 울려 퍼지는
아이유, HIGH4의 노래 '봄. 사랑 벚꽃 말고.'나
10센티의 노래 '봄이 좋냐?' 같은 감성이랄까.)
크리스마스의 기족과 따뜻한 가족 이야기에 지쳤다면 권하고 싶은 영화.
특별한 잘못 없이도 불편한 친척과 함께 몰살당할 수 있는 냉혹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소년도 있다.
(뒤끝이 좋지 않은 영화 목록에 리스트를 추가하고 싶다면!!
크리스마스에는 혼자 영화 크람푸스를 추천!!)
명배우 토니 콜렛이 맥스의 엄마로 출연한다.
토니 콜렛의 연기가 궁금하다면
최고의 미드 중 하나인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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