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옛날 영화 리뷰

영화 샤이닝 (1980)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우아한 공포 영화의 고전.

개죽 2019. 11. 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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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샤이닝

"할머니랑 난 입을 열지 않고도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단다.

할머니는 그걸 '샤이닝'이라 불렀지."

- 영화 샤이닝 중에서.

 


 

영화 내용. ( 결말 있음. 스포 있음.)

겨울이면 잔인한 추위와 눈 덕분에 휴식기를 갖는 오버룩 호텔. 

그곳에 겨울 관리인 자리를 자처하고 나선 잭 토랜스(잭 니콜슨). 

호텔 책임자는 고립의 공포를 걱정하며

그에게 1970년에 있었던 끔찍한 이야기를 해준다.

찰스 그래디라는 겨울 관리자가 아내와 8살. 10살이 된 딸을 모두 

오버룩 호텔에서 죽였다는 것. 

하지만 책임자의 말을 들은 잭은 오버룩 호텔에서 소설을 쓸 

계획이라며 흥미로워한다. 

그는 결국 아내 웬디와 어린 아들 대니를 데리고 험난한 겨울을 

오버룩 호텔에서 보내기로 결정을 한다. 

영화 샤이닝 (잭 토랜스 - 잭 니콜슨)

반면 잭의 아들 대니는 그가 웬디에게 연락을 해오기도 전에

손가락을 들어 흉내를 내며 말하는 입 속의 친구 토니에게 

아빠가 호텔 일을 맡기로 했다는 일을 미리 전해 듣는다. 

영화 샤이닝 ( 대니)

곧 아무도 남지 않을 오버룩 호텔에 도착한 세 사람.

긴 겨울 동안의 관리를 맡아 인수인계로 바쁜 잭과 웬디 대신

호텔의 수석 요리사 할로랜이 대니를 잠시 돌봐준다.

처음 본 순간 대니의 애칭이 '닥'이라는 것을 알았던 그는 

입을 열지 않고 대화하는 '샤이닝'이라는 능력에 대해 알려준다. 

그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니 말고도 있다고 말해주는 할로랜.

대니는 그에게 대뜸 237호실에 무엇이 있냐고 묻는다. 

할로랜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곳에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고 말해준다. 

영화 샤이닝 (할로랜)

한 달이 넘는 시간을 고립된 호텔 속에서 보내는 세 사람.

잭이 소설 집필에 몰두하는 사이 아들 대니를 돌보고 

호텔을 돌보는 일 모두를 떠맡은 웬디(셜리 듀발).

하지만 예민해진 잭은 다정하게 그를 돌봐주는 웬디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영화 샤이닝 오버룩 호텔

그럼에도 최선을 다 하는 웬디는 미로 공원까지 

조성되어 있는 호텔 안에서 아들 대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가족을 위해 애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대니는 커다란 호텔 안을 자전거를 타고

종횡무진하며 다닌다. 

종종 끔찍한 환상을 목격하는 대니. 

영화 샤이닝

잠도 자지 않고 종일 글만 쓰면서

이상하게 변해가는 잭은 아들 대니를 품에 안고

이 세상 무엇보다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그런 그에게 대니는 엄마와 자신을 해칠 것이냐고 묻는다.

그러자 잭은 웬디가 그런 말을 했냐고 의심한다. 

영화 샤이닝

잭의 끔찍한 비명에 놀라 남편에게 달려온 웬디. 

잠깐 잠이 들었던 잭은 그녀에게 자신이 웬디와 대니를 죽여

토막 내는 꿈을 꿨다며 두려워한다. 

그를 위로하려는 그때 열린 237호 실에 들어갔던 대니가 다가온다.

대니의 목에 상처를 보고 놀란 웬디는 잭을 의심하며 

아들을 안고 도망친다. 

아내의 의심 때문에 화가 난 잭은 이상한 환상 속에서 

바텐더와 술을 마신다.

갑자기 그런 잭을 찾아온 웬디는 대니가 237호실에 갔다가 

이상한 여자에게 목이 졸렸다고 알려준다.

곧장 237호실을 찾은 잭은 그곳에서 끔찍한 장면을 목격하지만 

웬디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하고

대니의 짓일 거라고 이야기한다. 

영화 샤이닝.

다시 화려한 환상 속으로 빨려 들어간 잭은 바텐더 로이드와 재회한다. 

첫 만남에서 주지 못했던 돈을 건네자 로이드는 

"그 돈은 여기서 쓸모가 없죠."

라고 말한다. 

호텔의 명령이라며 돈을 받지 않겠다고 말하는 바텐더 로이드.

영화 샤이닝

신나게 술을 마시며 파티를 즐기던 그는 종업원의 실수로 재킷을 버린다.

종업원을 따라 화장실로 들어간 잭은 그 종업원이 딸과 아내를 죽인 

그래디라고 확신한다. 

잭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던 그래디는 딸이 호텔을 불태우려고 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내와 딸 모두를 '바로잡아줬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래디는 잭에게 호텔에 관리자는 '당신'이라고 말해주고

대니의 특별한 능력을 경고한다.

외부인을 끌어들이려고 한다고 말해준 그래디.

영화 샤이닝

대니의 상처와 변해가는 잭 때문에 불안한 웬디는 

남편을 보러 왔다가 그가 그동안 써놓은 글을 보고 질겁한다. 

'일만 하고 놀지 않으면 잭은 바보가 된다.'는 

문장이 반복되어 있는 수많은 종이. 

겁에 질린 웬디 뒤에서 나타난 잭은 자신의 글이 어떠냐고 묻는다. 

광기가 가득한 남편의 모습에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겁에 질려 도망치는 웬디.

잭은 자신을 해치지 말라는 그녀에게 그저 머리만 박살 내겠다고 말한다. 

계단 위로 도망치던 웬디는 어쩔 수 없이 야구방망이로 잭을 후려치고

굴러 떨어져 정신을 잃은 그를 저장고에 가둔다. 

아들 대니를 데리고 호텔에서 내려가 의사를 보내겠다고 말하는 그녀.

하지만 잭은 무전기와 이동 수단을 모두 쓸 수 없을 거라고 웬디에게 말해준다.

영화 샤이닝 (웬디 - 셜리 듀발)

도망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웬디는 저장고에 잭을 

가둬두고 잠시 잠이 든다.

그 사이 이상한 목소리를 내며 립스틱으로 문에 레드럼이라고 적은 대니. 

대니는 계속해서 '레드럼'이라는 말을 외친다.

그 소리에 놀라 잠이 깬 웬디는 문에 쓴 레드럼이라는 글자가 

거울에 비쳐 '머더'로 보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그때 저장고에서 풀려난 잭이 도끼를 문을 부수기 시작한다. 

칼을  든 웬디는 대니를 안고 화장실 안으로 숨어든다. 

영화 샤이닝

좁은 화장실 창문으로 대니를 탈출시킨 웬디.

하지만 너무 좁아서 도망칠 수 없는 그녀는 동화 '돼지 삼 형제' 흉내를 

내며 문을 부수는 잭에게 애원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그가 도끼를 뚫은 틈 사이로 손을 내미는 순간

칼을 휘두르는 웬디. 

그리고 그 순간 밖에서 나는 엔진 소리.

대니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요리사 할로랜이 산림 경비대를 통해서도

연락이 닿지 않자 호텔로 직접 찾아왔던 것이다.

영화 샤이닝

인기척을 듣고 잭이 나간 사이 도망을 친 웬디는 호텔 안에서 

이상한 것들을 목격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밖으로 나간 대니의 안전을 위해 정신을 차린 그녀는 아들을 찾아 나선다.

한편 안으로 들어온 할로랜을 도끼로 죽인 잭은 

그 모습을 보고 소리를 지른 대니를 뒤쫓기 시작한다.

미로 속으로 숨어든 대니.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며 다친 다리를 절뚝이며

눈에 찍힌 아들 발자국을 쫓는 잭.

잭에게 쫓기던 대니는 눈 위에 찍힌 발자국 그대로 뒤로 걸어 

흔적을 지우고 영리하게 도망친다.

영화 샤이닝.

웬디는 죽은 할로랜을 확인하고 밖으로 달려 나온다. 

동시에 미로 밖으로 탈출한 대니를 데리고 할로랜이 타고 온 차로 

도망치는 웬디. 

미로에 갇힌 잭은 그곳에서 얼어 죽는다. 

오버룩 호텔 골드룸 벽을 차지한 사진 속에는 잭으로 보이는 누군가가 선명하다. 

'오버룩 호텔 1921년 7월 4일 무도회.'

영화 샤이닝.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스티븐 킹 원작의 이 영화는 스탠리 큐브릭이라는 거장 감독의 영화다. 

(스티븐 킹은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조금씩 변형된 부분과 결말. 영화 특유의 차가운 분위기를 싫어했다는 소문.)

공포 영화 치고는 너무나 밝고 선명한 화면.  

색의 압도가 느껴질 만큼 화려한 배경과 연출. 

(붉은색의 화장실이 나올 지경.)

지금 봐도 너무 세련된 인테리어와 의상. 

대니가 자전거를 타는 뒷모습을 볼 때마다 심장이 덜컹거리게 

만드는 좌우 대칭과 기하학적 무늬의 컬러풀 카펫.

(호텔이 불에 타는 결말 대신 피바다부터 시작해서 

붉은 엘리베이터. 붉은 화장실.

빨간색을 원 없이 보여줌.)

사실 영화의 내용이라는 것은 별로 없다. 

5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어린 아들까지 있는 부부가

빈 호텔을 맡고. 

그 남편이 서서히 미쳐가며 

아내와 아들을 죽이려고 하는 이야기일 뿐이다.

사실 분장이 필요 없는 배우 잭 니콜슨이 아니었다면 시작도 못했을 영화이기는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셜리 듀발의 연기가 더 인상적이었다. 

모델 같이 마르고 늘씬한 그녀가 겁에 질려 

커다랗게 눈을 뜨고 시퍼런 식칼을 흔들며 흐느적거리며 돌아다닐 때마다 

긴장감에 배가 아플 지경!!

부부로 출연한 상반되는 외모의 두 배우의 연기가 진짜 인상적이다. 

(너무 다른데 이상하게 두 분 다 기괴해.)

게다가 손가락 하나를 들고 이상한 소리를 내는 대니의 찰떡같은 연기까지. 

'레드럼'을 연신 외칠 때는 정말!!

영화 속에서 잭이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소설가이기도 한 잭이 고립 때문에 딸 둘을 죽였다는 그래디의 이야기 속에

빠져 미쳐가는 것인지.

악령에 씐 것인지 영화 속에 구체적인 언급은 없다. 

마지막 장면에 대한 언급도 없다.

1921년의 잭과 똑같이 생긴 그는 무엇이었는지.

왜 이 일이 왜 계속해서 반복되는지.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혼자서는 절대 빠져나올 수 없었을 저장고에서 탈출한 잭과

호텔을 나오는 길에 웬디가 목격한 호텔의 유령들을 통해

이 모든 끔찍한 일이 호텔에 관련된 악령의 짓이라고 판단할 뿐이다.

237호 실이 무엇인지도 사실 모른다. 

그저 그래디가 그곳에서 아내를 욕조에 빠트려 죽이고 

아이들은 복도에서 도끼로 죽였나 보다 생각할 뿐.

게다가 모든 것을 보는 대니의 '샤이닝' 능력과 목이 졸린 자국.

(분명 237호에서 어떤 여자가 졸랐다고 했으니까.)

잭이 보는 유령들은 호텔 안에서 실제 하는 것일 확률이 높다. 

그렇다고 '샤이닝'이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다. 

원작이 스티븐 킹이다 보니 단순한 공포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영화는 묘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디언 무덤이 발견되었다는 오버룩 호텔. 

(오버룩에는 관망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함.)

그래디는 대니가 외부인을 끌어들이려고 한다는 말을 전할 때.

'깜둥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절대 사용되어서는 안 되는 그 말을 사용하며 

할로랜이 호텔로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대니의 스웨터에 선명한 '아폴로 11호'.

마지막 장면의 수많은 백인들 사진 속에 

'7월 4일 무도회'

(미국 독립기념일)

미국의 자부심으로 유명한 그것들과 백인. 

반복되는 잔인한 살인. 

'샤이닝'이라는 초월적인 능력을 가진 흑인 노인과 힘없는 외톨이 소년. 

어쩌면 영화는 설명할 수 없는 호텔의 그 악령이 

끝내 모른척하면 절대 끝나지 않을 잔인한 차별의 역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영화는 다시 봐도 재미있다. 

"쟈니가 왔다"의 샤이닝 후속이라는 영화 닥터 슬립이 개봉한다고 

선전하길래 생각이 나서 봤는데.

역시 '샤이닝' 

배우님들 얼굴만 봐도 그냥 소름.

겨울도 오는데 추워지는 기념으로 한 번씩 보자. 

잭 니콜슨 얼굴 보면 웬만한 추위는 견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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