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영화 칠드런 오브 맨(2006) 아이들이 모두 사라진 디스토피아.(feat.불임의 시대.)

개죽 2020. 1. 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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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플레이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칠드런 오브 맨

"한 산모가 예약 날짜를 적는데

그 이전 7개월 차트가 텅 빈 거예요.

딴 병원 친구에게 물었더니 그쪽도 산모가 없다더군요.

놀이터의 소음이 사라지면서 절망이 찾아왔죠.

참 이상하지.

애들 소리가 없는 세상.

난 마지막을 봤어요."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중에서.


영화 내용. (스포 있음. 결말 있음.)

전 세계에 모든 인류가 불임 사태를 맞은 지 18년이 지난

2027년 11월 16일.

세상에서 가장 어린 베이비 디에고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다.

세계 최연소였던 18세 4개월에 죽은 디에고 때문에

충격에 빠진 사람들.

희망도 없이 도박에 빠져 사는 테오(클레이브 오언)는 

커피를 사고 나오는 길에 폭발 테러까지 겪는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베이비 디에고의 죽음을 핑계로 모든 생활을 버리고

아내와 은둔 생활을 하는 재스퍼(마이클 케인)를

찾아간 테오.

시사 만화가였던 재스퍼와 사진기자였던

그의 아내 재니스가 

단둘이 사는 그곳에서 위안을 얻은 그.

과거 고문 때문에 온전치 않은 재니스를 돌보며

대마초 판매를

하는 재스퍼의 집에서 테오는 정부가 판매를 허락한

자살약 '평온한 죽음'을 목격한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매일 출퇴근을 하며 잡혀가는 푸지(이민자)를

목격하는 테오.

영구 불임과 테러로 얼룩진 세상에서 영국군만

겨우 버티고 있는

시점에서 외국인은 단 한 명도 허용하지 않는 사람들. 

영국에 사는 이민자들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피시단은 

갑작스럽게 테오를 납치한다. 

오랜만에 전 부인이자 피시단의 리더

줄리안(줄리앤 무어)을 만난 테오.

그녀는 테오에게 돈 많은 사촌 나이젤을 이용해 해안까지 

가는 여행증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젊은 시절 줄리안과 함께 인권을 위해 싸우던 테오는

아들 딜런을 잃은 후 모든 것을 포기하고

도박과 술에 빠져들었지만,

피시단의 돈을 받는 대가로 미술품 보호청에서 일하는 

사촌을 통해 여행증을 구해준다. 

"그 애 눈이 생각나."

죽은 아들이 떠올라 테오를 보기 힘들어하는 

줄리안에게 여행증을 건네는 테오.

하지만 그 여행증은 테오와 함께 동행이 필수조건이다. 

별 수 없이 해안까지 동행을 허락하는 테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그 과정에서 줄리안을 잃게 된 테오는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테오는 줄리안과 동행한 피시단의 루크와 소녀 키.

그리고 그녀를 보호하는 미리엄과 함께 

일단 루크가 마련한 은신처에 숨기로 결정한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아침이면 런던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는 테오를 

은밀하게 부른 소녀 키(클레어 호프 아쉬테이).

그녀는 자신의 임신 사실을 밝힌다. 

불임의 시대 18년 만에 임신이라는 기적을 목격한 테오.

"당신만을 믿으랬어요."

이민자이기도 한 키는 그에게 줄리안의 말을 전해준다. 

유일한 희망인 '인간 프로젝트' 벡스힐 바다 기상관측기에 

잠시 정박한다는 '미래호'를 타야 한다고 말하는 그녀.

테오는 피시단 사람들에게 임신 사실을 공표하고 

도움을 받자고 말하지만,

그들은 이민자인 그녀에게서 아이를 빼앗을 

것이라며 거부한다.

불안해하는 키를 달래 내일 배에 타는 대신 

안전하게 아이를 낳고 움직이기로 결정한 루크.

영화 칠드런 오브 맨

하지만 잠을 이루지 못하던 테오는 줄리안을 

죽인 무리가 루크의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자신을 죽이고 키에게 아이를 빼앗을 생각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그는 곧장 키와 미리엄을 데리고 

재스퍼의 집으로 도망친다. 

키와 미리엄에게 세상을 바꾸겠다며 신념을 위해 싸우던

테오가 아들을 잃고 변했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모든 게 운명이면 왜 굳이 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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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의 아이디어로 수용소로 들어가 바다로 향할 

궁리를 한 테오 일행.

재스퍼는 대마초를 거래하던 시드에게 그들을 부탁한다. 

그들을 뒤쫓아온 피시단.

테오는 재스퍼에게 함께 도망치자고 말하지만,

그는 시드를 만날 때 암호를 가르쳐 주고

일행을 떠나보낸다.

아내와 키우던 개에게 

'평온한 죽음.'을 먹인 그는 

테오와 키를 찾으러 온 피시단에게 

끝까지 손가락을 당겨보라는 장난을 걸다가 

총에 맞아 사망한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파시스트 돼지."

라는 암호를 대고 시드를 만난 일행.

그들은 무사히 수용소로 들어가지만, 

가는 도중 진통이 온 키를 도우려던 미리엄과

헤어지게 된다.

수용소에서 집시 마라카를 만나 

무사히 초라한 방에 들어간 두 사람.

병원 조무사였던 미리엄도 없이 아이를 낳게 된 키.

테오는 혼자 키가 딸을 낳는 것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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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들과 피시단 모두 테오와 키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시드가 두 사람을 찾아오지만,

아이를 목격한 마리카의 도움으로 바다로 갈

기회를 찾는 두 사람.

하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피시단들에게 키와 아이를 

빼앗기고 만다. 

동시에 나타난 군인들과 대치하는 피시단.

목숨이 위험한 와중에도 키와 아이를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테오는 총탄이 오가는 건물 안으로 

직접 들어간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군인에게 밀리며 위험한 상황에 놓인 피시단.

마지막 남은 루크에게서 키와 아이를 구출하는 테오.

위기의 순간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은 사람들.

총알이 빗발치는 와중에도 기적과도 같은 아이의 울음을

들은 사람들은 두 사람에게 길을 비켜준다. 

군인들마저 길을 비켜주는 상황 속에서 

다행히 위기에서 벗어난 그들.

마침 재회한 마라카는 아이와 두 사람을 

벡스힐 수도 관리 시설 안으로 데려간다.

그녀는 그들을 미리 준비해둔 배에 태워 바다로 보낸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바다로 간 두 사람은 기상관측기 옆에서

미래호를 기다린다. 

우는 아이를 본 테오는 키에게 트림시키는 법을

가르쳐준다.

딸의 이름을 고민하던 키는 

줄리안과 테오의 죽은 아들 딜런의 이름을 

아이에게 지어주기로 결정한다. 

이미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테오에게 자신의 딸을 

딜런이라고 부르겠다고 말하는 그녀.

죽어가는 테오 뒤로 거대한 미래호가 보이기 시작한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아이들의 웃음소리. 

영어가 아닌 것도 같은 아이들의 목소리. 

시끌시끌한 아이들 소리와 함께 영화가 끝이 난다. 

이민자. 불임. 테러. 

2006년에 개봉한 이 영화의 배경은 

2027년이다. 

물론 7년 후에 이런 극단적인 디스토피아 세상이

될 리는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세상이 

이런 디스토피아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

이민자의 문제와 

인구 절벽.

세상 이곳저곳에서 일어나는 폭력 사태.

그저 영화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닥친

현실을 보여줄 뿐이다. 

게다가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건물로 피시단 루크 일행에게 끌려간 키 모녀를

구하기 위해 총알이 빗발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전쟁 영화도 아닌데 내가 지금 당장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현실적이다. 

영웅이 판을 치는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총 하나 들지 않고 맨 몸으로 키를 구하러 가는 주인공

테오의 모습은 더 몰입감을 준다. 

(특이하게도 총격이 난무하는 이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무기를 들지 않는다. 

총을 들고 쫒아오는 시드를 물리칠 때

사용한 둔기마저 생활 용품.)

국민들에게 자살약을 판매하는 정부.

이민자들을 잡아들이는 군인들과

이민자들의 인권을 위해 싸운다는 피시단.

그들은 전혀 다른 길을 걷는 듯 보이지만,

사실 모두 악이다. 

줄리안이 리더로 몸 담고 있던 피시 단조 차 살인이 

아무렇지도 않은 인권 무법지대의 폭력집단이다. 

영화는 총이라는 무기를 든 모든 사람들을

악으로 그려낸다.

그래서인지 주인공 테오는 어떤 상황에서도

총을 들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기적이라고는 18년 만에 태어난 키의

딸 딜런과

그 울음소리에 잠시 총격을 멈추고 길을 열어줬던 

그 짧은 순간뿐이다. 

(피시단과 군인. 민간인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아이를 위해 길을 열어줬던  그 순간.)

나름 심오한 영화의 작은 의미들이 

모두 무슨 의미를 상징하는지는 알 수 없다. 

미래호 (Tomorrow)와 거울이라는 암호로 

연락을 취했었다는 줄리안. 

푸지라고 불리는 이민자들의 인권을 위해 투쟁한다는

명목으로 군인들과 대치하며 폭력을 일삼는 피시단은 

사실 테러집단과 다를 바가 없다. 

결국, 그녀의 암호명인 겨울은 어쩌면 

폭력을 고스란히 비치고 있는 거울 속 폭력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그녀가 같은 편에 의해 살해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일 수도 있다. 

그리고 테오의 맞지 않는 신발.

키를 구출하기 위해 맨발로 도망친 테오는

내내 맞는 신발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키 모녀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던

테오는 조금 늦게 맞는 신발을 얻게 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저항하던 그가 아들의 죽음 이후

길을 잃고 도박과 술에 헤매던 그 시절이 

테오가 맞지 않는 신발을 신고 있었던 시간일지도 모른다.

결국 총 한 자루 들지 않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희생을 결심하는 순간 테오는 마침내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찾은 것일 수도 있다. 

영화는 어둡고 심오하다.

하지만 훌륭한 시나리오와 연출로

전혀 지루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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