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드라마 리뷰/외국 드라마 (1)

넷플릭스 영드 드라큘라 (3화) - 우아한 고전과 세련된 현대물의 완벽한 조화.

개죽 2020. 1. 3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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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큘라

영드 드라큘라 

"죽음은 세상에 하나뿐인 진귀한 일이야.

각기 다른 이의 경험을 무한하고 수다스러운 도서관에

목록화해서 저장하는 거지.

새로운 건 없어.

살아있는 매 순간은 오래 진열되어 

때 묻은 고물이 되지.

아무도 알릴 수 없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제외하고는 일생이라는 여정이 그래.

죽음은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이야."

- 영드 드라큘라 중에서.


스포! 스포! 스포! 스포!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

3화 내용. (스포 있음. 결말 있음.)

123년 만에 뭍으로 돌아온 드라큘라 백작. 

해변에서 죽은 애거사 수녀의 핏줄인 조이 헬싱 박사를

만난 그는 사람을 죽이고 박쥐로 변해 도망친다. 

피를 통해 새로운 세상에 금세 적응하기

시작하는 드라큘라. 

영드 드라큘라 

하지만 그를 쉽게 찾아낸 헬싱 박사는 흙이 가득한

관을 내주고 지붕을 뜯어낸다.

햇빛을 피해야만 하는 드라큘라 백작과 만나는 헬싱 박사.

"살인은 건전한 경쟁이야.

자비를 베푸는 건 결례지."

하지만 헬싱 박사는 그에게 물리고 만다. 

그러나 피를 토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드라큘라. 

그런 그를 관에 가두고 조너선 하커 재단으로 

향하는 그녀. 

넷플릭스 드라큘라 

살아있는 드라큘라를 감금한 조너선 하커 재단에서는

관계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그중 조이 헬싱의 제자 잭도 호출을 받는다. 

하지만 그가 혼자 짝사랑하는 루시의 약혼 소식

때문에 혼선을 빚는다. 

뒤늦게 조너선 하커 재단을 찾는 잭.

영드 드라큘라

데메테르 호를 찾아내 살아있는 드라큘라를 발견한

조너선 하커 재단은 그가 살려 보낸

미나가 죽은 약혼자 조너선 하커를 기리고자 

세운 것이었다. 

공간을 제한하고 그의 회복을 시험했던 헬싱 박사. 

바닷속에서 휴면 상태로 멀쩡히 살아 돌아온 그를 

심문한다. 

"나는 500년을 살아온 장군이야."

자신의 피 일부를 내준 드라큘라 백작은

애거사의 후손인 헬싱 박사에게 닥친 죽음을 

쉽게 알아차린다. 

"전에도 이런 씁쓸한 맛을 느낀 적이 있어. 

내가 알기로는 요즘에는 그걸 암이라고 부르지. 

그래서 당신 피가 내게 독이었던 거야. 

당신은 죽어가니까."

영드 드라큘라

스카이프를 통해 1896년부터 그의 재산을 관리해 온

변호사를 불러들인 드라큘라 백작. 

"백작님에게는 권리가 있죠."

태블릿 하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운 드라큘라 백작.

비리와 불법행위를 드러낼 수 없는 재단은 결국

변호사와 함께 일몰 시간인

8시 11분에 맞춰 드라큘라를 풀어준다. 

넷플릭스 영드 드라큘라

"피는 생명들이자 증표야.

내 손에 파괴돼서 혈관 속에 흐르는 모든 이의 증거지.

숙성은 부패의 첫 단계고

달콤함은 부패의 약속이지. 

난 이 세상의 완벽한 열매를 찾을 거야.

피는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이야.

읽는 법을 이해한다면."

재단을 떠나는 길에 헬싱 박사에게 이메일까지 

남긴 드라큘라 백작.

암으로 죽어가는 헬싱 박사는 그의 편지를

 읽고 그에게서 받은 피를 마신다. 

넷플릭스 영드 

헬싱의 제자 잭이 떨어트린 휴대폰을 통해 그가

짝사랑하는 루시를 만나게 된 드라큘라. 

그는 또래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놀기 좋아하는 

평범한 그녀에게 빠져든다. 

드라큘라 백작이 뱀파이어라는 사실도 

죽음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 

무덤 속에서 의식이 남아있는 채로 썩어가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고도 상관하지 않는 루시.

"넌 진심으로 개의치 않지?"

죽음조차도 두렵지 않냐고 묻는 드라큘라에게 

사람은 모두 다 죽는다고 말하는 루시.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드라큘라는 

너는 완벽한 열매라고 말한다. 

영드 드라큘라

기어이 그녀를 죽여 다시 살리려고 하는 

드라큘라 백작.

"언제나 손님과의 이별을 재촉해야 한다."

장례식 이후 화장을 하게 된 루시는 고통스럽게 

불에 타며 세상으로 돌아온다. 

드라큘라가 준 피를 통해 다시 애거사 수녀의 영혼과

만난 조이 헬싱 박사.

그녀는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잭과 함께 

드라큘라 백작을 찾아간다. 

넷플릭스 영드 드라큘라 3화

마침 드라큘라의 집으로 찾아온 루시.

불에 타 끔찍한 모습으로 변한 그녀는 왜곡된 거짓을 

보여주는 거울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한다. 

헬싱의 권유로 셀카를 통해 자신의 진짜 모습을

확인한 루시.

"아름다움은 위장에 지나지 않아."

죽음도

뱀파이어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루시는 백작의 위로에도 자신의 끔찍한 모습에

충격을 받는다. 

끔찍하게 변해버린 사랑하는 루시에게 다가서는

잭은 흉물스럽게 변한 그녀에게 키스하고 

원하는 대로 가슴에 말뚝을 박는다. 

넷플릭스 드라큘라

루시를 보내준 잭을 돌려보내고 

단둘이 남은 백작과 헬싱 박사. 

달라진 그녀를 살피는 드라큘라 백작.

애거사 수녀의 도움으로 드라큘라의 진짜 약점을 찾아낸

헬싱 박사는 과감히 몸을 날려 

커튼을 뜯어낸다.

찬란한 햇살 아래 꿈틀거리는 드라큘라 백작.

하지만 그의 몸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 

초대 없이는 들어갈 수 없다는 드라큘라의 법칙도. 

햇빛도.

십자가도. 

모두 진짜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그녀.

영드 드라큘라.

모든 핏줄들이 전사 태어나 전쟁터에서 죽었지만,

그림자처럼 어둠 속에서 살아남았던 드라큘라 백작.

그의 진짜 공포는 죽음이었다고 말해주는 헬싱 박사.

평범한 루시를 사랑했던 이유 조차 

그녀가 죽음은 물론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아서였다고 말해준다.

"드라큘라 백작은 수치지."

십자가는 공포가 아닌 기꺼이 죽을 용기라고

말해주는 그녀.

그렇기에 그는 십자가가 두려웠던 것. 

"당신은 영원히 살 거야. 

수치심 속에서."

한참 동안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태양을 바라보던

드라큘라 백작은 

죽음을 목전에 둔 헬싱 박사의 독약 같은 피를 빤다. 

영드 드라큘라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시대를 넘나들며 기어이 현대까지 온 드라큘라. 

스카이프는 물론 틴더로 배달 음식을 먹는 

드라큘라의 모습까지 

1시간 반 분량의 영상 

3편이면 만날 수가 있다. 

정말 수많은 오마주와 지적인 유머가 

가득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안타깝게도 난 알아듣지 못한다. 

(평범한 상식도 드라큘라에 대한 상식도 부족하니까.)

하지만 전혀 상관없다. 

세 편의 드라마 모두 그런 상식 없이 

매우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드라큘라

드라큘라는 정말 수없이 각색되어  

끝없이 재생산된 작품일 것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더 의미가 있다.

영상으로 제작되었던 모든 드라큘라의

처음과 끝을 한꺼번에 보는 느낌이다. 

드라마 자체가

가치 있는 작품을 향한 격조 있는

오마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게다가 세 편의 드라마는 

단순히 시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1화 종교.

2화 부와 귀족.

3화. 진짜를 잃어버린 현대인. 

드라마는 노골적으로 그것들을 모욕한다. 

수녀들을 몰살시키고

허울뿐인 귀족들을 죽여 없앤다. 

'좋아요'에 미쳐 진짜 자신을 바라보지 못하는 

안쓰러운 영혼의 모습을 신랄하게 보여준다. 

거울조차 가짜를 비추는 세상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플 지경.

(틴더가 정크푸드 앱이라니.)

드라마 곳곳에 숨은 유머들은 

간혹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동안 수없이 생산된 드라큘라를 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모두 봤던 사람에게도 강추다. 

영드 셜록에 애청자였다면 더더욱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 

꽉 막힌 앤딩 덕분에 후속 편을 볼 수 없을 것도 

같아서 그 점이 아쉽긴 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기대는 버리지 말아야지.

고혹적인 드라큘라 백작과

조용하게 매력 터지는 애거사 수녀의 조합을

다시 보고 싶다.)

날이 좀 으스스하다 싶으면  드라큘라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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