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리뷰/소소한 생활 정보 리뷰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기 전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문제. (feat. 별거 없음 주의!)

개죽 2020. 6. 1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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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2 - [난데없는 리뷰/소소한 생활 정보 리뷰] - 브런치 작가 승인 간단 리뷰 - (6번의 거절 메일 외에는 어떤 꿀팁도 없었다.)

 

브런치 작가 승인 간단 리뷰 - (6번의 거절 메일 외에는 어떤 꿀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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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 유입 경로 화면

 사실 7번이나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면서 나는 '합격' 외에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브런치 작가에 합격하고 나서는 브런치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유입이 많지 않은 이 블로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뜨는 '브런치 작가' 관련 검색어를 볼 때마다 묘한 감정이 들었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합격하려고 했던 브런치에 열성을 보이지 않을까?

 물론 이유는 있다. 나는 생각보다 바쁘고 그래서 여유 시간도 별로 없다. 백수나 다름없으면서 왜 이렇게 시간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실 돈이 되지 않는 이 티스토리 블로그를 유지하는 일에도 제법 시간이 든다. 요즘은 매일 포스팅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포스팅 하나를 완성하는 데 족히 한 시간은 넘게 걸린다. 그저 영화와 드라마의 내용을 적고 짧은 감상을 적는 단순한 일인데도 그렇다. 그런데 하물며 브런치의 글들은 티스토리 블로그의 글들과 결이 다르다. 글감을 생각하고 글을 올릴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든다는 의미다. 그런데 브런치에는 애드센스 하나 달 수가 없다. 브런치는 돈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 브런치에 소홀한 이유가 돈이 되지 않아서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돈이 되지 않기는 이 티스토리 블로그도 사실 마찬가지다. 돈이 안 된다는 것이 이유라면 이 티스토리 블로그 또한 진즉에 때려치웠어야 하는 것이 옳다. 그나마 내가 이 티스토리 블로그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하나다. 어차피 보는 영화니까 내 다이어리에 적는 대신 간략한 리뷰라도 블로그에 적어 놓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낫지 않겠냐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유다.  사실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 일로 내게 이득이 생기든 아니면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든 둘 중 한 가지 이유는 있어야 무엇이든 꾸준히 오랫동안 해 나갈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이 티스토리 블로그는 후자인 셈이다. 

 

브런치 화면

 그렇다면 브런치는 어떨까?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게다가 브런치는 티스토리와 달리 제대로 걸리기만 한다면 메인에 걸릴 가능성이 티스토리보다 훨씬 높다. 내가 브런치에 올렸던 글은 스무 개 정도였다. 그때 메인에 잠깐이라도 걸렸던 글은 세 개나 된다. 글 하나 때문에 조회수가 3000이 넘는 경우는 브런치에서 허다하다. 내가 티스토리를 하며 300개가 넘는 포스팅을 했지만, 하루 조회수가 1000이 넘은 적이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엄청난 숫자다. 그렇게만 따진다면 티스토리 보다 브런치에 올인을 하는 것이 훨씬 유용하다고 하겠다. 

  게다가 티스토리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었지만 내 블로그의 구독자 수 0 명이다.  가뭄에 콩 나듯 달리는 청량한 댓글은 환상의 세계 속 요정만큼이나 내 티스토리 블로그에서는 보기 힘들다. 하지만 브런치에서는 20 개 정도의 글을 쓰고 구독자 열 명을 넘겼다. 내 글의 구독자는 사실 다른 작가님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에 속함으로 브런치에 적응을 잘한다면 빵빵한 구독자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또 구독을 하지 않더라도 적은 숫자이기는 하지만, 친절한 브런치 유저의 라이킷과 따뜻한 댓글을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맨땅에 헤딩하며 끝없이 애드센스와 실랑이를 벌여야 하는 티스토리와는 달리 겁나게 운이 좋다면 브런치에서는 출판의 기회까지 준다. 

 

 그럼 나는 왜 지금 브런치와 거리를 두고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브런치에 갈피를 잡지 못했다. 도대체 무슨 글을 써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전문성. 육아. 시댁. 고양이. 직장 내 문제. 요리. 등등등. 하고 많은 브런치의 인기 키워드 중 나는 내 길에 맡는 인도자를 찾지 못했다. 결국 나는 중구난방으로 두서없이 펼쳐져 나가는 내 글들을 모두 발행 취소하게 되었다. 브런치에 합격할 당시 정했던 내  글의 방향은 이상하게도 나와 맞지 않았다. 브런치에 합격을 하기 위해 썼던 글들에서 나 스스로 재미를 찾지 못한 것이다. 내가 재미없는 글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꾸준히 쓸 수 있겠는가? 그래서 나는 몇 개의 글을 남기고 지금은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물론 힘들게 합격한 브런치를 이대로 끝까지 방치할 생각은 없다. 어떻게 해서든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글감을 계속 찾아볼 생각이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원하는 글과 내가 원하는 글이 서로 타협을 볼 때까지 나는 조금 여유를 가져볼 생각이다.

 

 요즘 브런치의 색깔이 많이 퇴색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브런치가 보통의 블로그와는 결이 다른 플랫폼이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올드한 느낌을 줄 수도 있을 테고.  지루하고 뻔한 일상의 반복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가끔 브런치 메인에 들어가 보면 나만 없는 지긋지긋한 고양이 타령에 격하게 치이고 지난주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뻔한 일상 이야기에 놀라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런치라는 플랫폼은 확실한 장점과 특색을 가지고 있다. 

 

브런치 화면 

 

  지금 내 브런치 조회수는 한 자리다. 평소에도 메인에 걸린 글이 없을 때는 두 자리를 면치 못했다. 그래도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는 일에 적극 찬성한다. 분명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브런치에 도전하기 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뒤늦게 하게 된 이 고민들을 말이다. 내가 정말 브런치에 쓰고 싶은 글은 무엇인가? 메인에 걸린 수많은 글들과 나의 글은 접점이 있는가? 나는 브런치를 좋아하는가? 합격과 출판 사이에 있는 길고 험난한 중간 과정을 나는 무엇으로 준비하고 있는가?  광고 하나 달 수 없고 사람들에게 큰 인기가 없을지도 모르는 내 브런치 속 글들이 끝내 출판의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해도 난 과연 끝까지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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