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왈로우(2019) 끝없이 스스로 고통을 삼키는 행복한 여자

왓챠 플레이 스왈로우 

영화 스왈로우 

 

---

영화 초반 내용(스포 없음. 결말 없음.)

젊은 상무이사가 된 성공한 남편 리처드. 

그의 가족들이 선물한 안락한 집. 

남 부러울 것 하나도 없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즐기는 헌터(헤일리 베넷).

왓챠 플레이 스왈로우 

매일 집을 가꾸고 

남편의 완벽한 저녁 식사를 

성의껏 분비하는 헌터.

하지만 정작 정신없이 바쁜 리처드

(오스틴 스토얼)는 

"난 정말 운이 좋아"라는 

아내가 두 번씩 연거푸 해야만

휴대전화에서 벗어나

겨우 알아듣는다. 

왓챠 플레이 스왈로우

혼자 거대한 집을 가꾸며

무료한 시간을 사는 헌터는

갑작스러운 임신을 경험하고

가족들의 축하 인사를 받는다. 

하지만 임신 축하 자리에서도 

바쁜 비즈니스 이야기에 

정신이 없는 시댁 식구들.

헌터는 순간 차가운 얼음으로

시선을 옮긴다. 

왓챠 플레이 스왈로우 

임신을 한 며느리에게 자신이 

읽었던 책을 가져다 주기 위해 

들른 시어머니. 

헌터는 함께 식사를 하기 위해 

시어머니를 붙잡아 보지만

약속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한다. 

대신 시어머니는 

그녀에게 다른 조언을 해준다.

"머리를 기르렴.

리처드는 긴 머리가 예쁜 여자들 좋아한단다."

왓챠 플레이 스왈로우 

외로움이 가중되고 

자신감이 하락할 수록 

자꾸만 잡다하고 작은 물건에

집착하게 되는 헌터. 

시어머니가 건네 준 자기 계발서에

한마디는 그녀를 자극한다. 

'매일 의외의 것을 시도하라.'

그녀는 결국 구슬 하나를 집어

입 안에 넣고 만다. 

왓챠 플레이 스왈로우 

헌터가 집에서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커튼을 고르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남편 리처드.

헌터는 그에게 오늘 아주 자랑스러운 일을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차마 구슬을 삼켰다고 말할 수 

없는 헌터.

그녀는 그저 커튼을 골랐다는 말로 

상황을 넘긴다. 

왓챠 플레이 스왈로우 

다음날 리처드는 잘못 다린 

넥타이 때문에 화를 낸다. 

그의 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헌터는 임신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던 중 시어머니의 연락을 받는다. 

왓챠 플레이 스왈로우 

결혼 전에 무엇을 했냐고 

묻는 시어머니에게 

욕실 용품을 판매했다고 말하는 헌터.

그녀를 무시하는 시어머니는 

자기가 들은 말 중에

가장 최고의 충고가 

'잘 될 때까지 잘 된 척 해라.'였다고 

말하면서 해맑은 헌터에게 묻는다.

"넌 행복한 거니?

행복한 척하는 거니?"

시어머니의 물음에 행복하다고 대답한

헌터는 집으로 돌아와 신경질적으로 

청소기를 돌린다. 

그때 바닥에서 발견한 핀 하나.

고민하던 헌터는 

그것을 입 안으로 집어넣는다.

왓챠 플레이 스왈로우 

---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스포가 많이 섞여 있을 수 있음.)

swallow는 '삼키다'라는 뜻도 있지만,

'참다' '억누르다'라는 뜻도 있다.

영화 스왈로우는 이식증이 걸린 여성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시작된다. 

이식증(異食症, pica)은 흡수 가능한 영양분이 없는 물질,

예컨대 종이, 점토, 금속, 분필, 

흙, 유리, 모래 따위를 먹는 증상이다.

사람은 물론이고 반려동물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 위키 백과 중에서

헤일리 베넷 

헤일리 베넷 : 헌터 역

1988년 생.

미국. 

배우. 가수. 

170cm.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으로 데뷔.

"A Way Back Into Love"의 보컬.)

 스왈로우는 

아름다운 집과 성공한 남편을 가진 아름답지만 평범한 아내 헌터를 보여준다.하지만 매일 집안일을 하고 음식을 하고 남편을 위해 헌신하지만,헌터가 하는 수많은 일들은사람들에게 조금도 인정받지 못한다. 그저 젊음과 미모로 운이 좋아서 성공한 리처드와결혼한 게 전부라는 인식을 가진 시댁 식구들과 남편의 지인들사이에서 헌터는 어쩔 수 없이 생기와 함께 자존감을 잃어간다.

그리고 동시에

발현된 헌터의 이식증.

처음부터

남편의 행복에 

초점을 맞췄던 헌터의 잘못과

가족과 지인들의 무시.

결국

헌터는 보이는 대로

무엇이든 집어삼키게 된다. 

(주인공이 그저 뭔가를 집어삼키는 것 

뿐인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쪄는 연출과 

헤일리 베넷이 연기가 일품이다. 

진짜 공포 영화인 줄!!)

영화 내용 중에 

헌터가 손을 씻으러 갔다가 

충격을 받고

흙이 묻은 손으로 

얼굴을 문지르는 장면이 있다. 

흙이 묻은 손으로는

무슨 짓을 해봐야 흙투성이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것만 

같은 소소한 연출도 귀엽다.

영화는 생각보다 

무척이나 아름답고 

생각보다 

무척이나 재미있다. 

이식증에 걸린 여성이 스스로 

자아를 찾고 성장하는 

성장 드라마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스릴러 영화의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는 

독특한 영화다. 

삼키다는 뜻과 함께 

'참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스왈로우는 

말 그래도 

참아야 하는 순간 

실제로 무언가를 삼켜버리는 여주인공을 

통해 고통을 시각화한다. 

강간당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자신을 원죄로 여기는 

헌터는 무엇이든 참아내며 

남편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으로 생각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더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이식증으로 버티던 그녀를 

괴물로 여긴

남편과 가족들이

모두 적이 되는 순간 

헌터는 도약한다. 

(매일 사냥감처럼 주눅이 들어있는 

그녀의 이름이 헌터라는 사실도 재미있다.)

헌터가 삼킨 물건들이 

내장을 훑고 

배출되었을 때

그것들을 세척해 

모아놓은 컬렉션도 매우 신선하다. 

고통의 시각화는 

이 연출에서도 돋보인다. 

영화에 나오지 않아도

'저걸 삼켰다고?'

라는 상상 만으로도

창자가 뒤틀리는 것 같은 공포를 

느낄 수 있다:: 

소름.

마지막 장면 

헌터가 친부를 찾아갔을 때 

그는 헌터에게 내 인생을 망치러 

왔느냐고 묻는다. 

(타인의 인생을 성폭력으로 

더럽힌 것도 모자라

태어난 아이의 인생까지 

미리 짓밟은 그에게서 나올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이미 감옥에서 대가를 치렀으니까 

어쩌면 그 질문은 타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헌터는 그런 그에게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어떤 의도도 갖지 않은 상태에서

친부를 찾아간 헌터는 

그곳에서 답을 얻는다. 

친부에게 자신이 그와 닮았냐고 묻는 헌터.

"당신은 내가 아니에요.

당신은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아무 잘못도 없잖아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인생을 살아오면서 

죄 없는 헌터가 가장 듣고 싶었을 

이야기를 그에게 듣고 나서야 헌터는 

자유를 얻는다. 

(너무 드라마스럽기는 하지만 

이 장면이 뭉클한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다.)

헌터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반면 

리처드와 시댁 식구들을 

너무 단편적인 악인(?)으로 그린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는 매우 훌륭하다. 

(임신한 아내가 갑자기

자꾸 못이나 핀 작은 장신구를 

먹어 치우면 누구라도 두렵지 않나?

능력은 없지만

예쁜 트로피 아내를 

씨받이로만 생각한 

나쁜 남편과 나쁜 시댁으로 

몰아가기는 힘들 듯.)

영화는 재미있다. 

남성이 가해자로 나오는

각성하는 여성의 성장 영화라고 

날을 세우고 볼 필요는 없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남녀노소가 모두 

한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영화다.

어차피 내 입장에서는 리처드와

시댁 식구들도 모두 피해자!

 

2021/02/05 - [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 영화 마법에 빠졌어요(2019) 젊은 시절의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나를 찾아왔다!

영화 마법에 빠졌어요(2019) 젊은 시절의 남편이 불륜을 저지른 나를 찾아왔다!

2019/06/29 - [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 나인스 라이프 - 죽은 아버지가 들려주는 기괴하고 아름다운 동화.

나인스 라이프 - 죽은 아버지가 들려주는 기괴하고 아름다운 동화.

2019/12/30 - [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 영화 헝그리 하트(2014) 너무나 사랑하지만, 끝없이 굶주릴 수밖에 없는 가족의 비극.

영화 헝그리 하트(2014) 너무나 사랑하지만, 끝없이 굶주릴 수밖에 없는 가족의 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