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영화 디센던트 (2011) 죽어가는 아내의 외도를 통해 깨달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용서.

개죽 2019. 9. 1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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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센던트.

"가족은 군도와 같다. 

한 개체를 이루지만 각자 분리된 섬들이다. 

그리고 서로에게서 점차 멀어진다."

-영화 디센던트 중에서


영화 내용. (스포 있음. 결말 있음.)

아름다운 휴양지 하와이에 사는 맷은 아내 엘리자베스의

갑작스러운 보트 사고로 큰 혼란을 겪는다. 

변호사 일을 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가장 노릇이 

버거운 맷은 아내의 병실을 오가며 말썽꾸러기 딸들을 챙긴다. 

게다가 그의 고조모인 마거릿 케일로힐리니 공주와 백인 은행가였던

에드워드 킹의 결혼으로 물려받은

카우아이 섬의 미개발 토지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가문의 유일한 신탁 관리자이기도 한 그의 선택이 땅을 파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영화 디센던트 맷 킹 (조지 클루니)

삐걱거리고 있었던 엘리자베스와의 결혼 생활. 

이제는 소원해져 버린 17살짜리 큰딸 알렉산드라와 

10살짜리 작은딸 스코티.

도통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스코티 문제와 연명 장치를 떼야만 하는

엘리자베스의 죽음 문제를 홀로 감당하지 못하던 

맷은 알렉산드라가 다니는 학교로 찾아가 

그녀를 데리고 온다. 

하지만 그를 향한 불만으로 가득한 알렉산드라의 입에서 

튀어나온 충격적인 이야기.

사고 직전까지 아내와 냉전 중이던 알렉산드라는 

자신이 엄마의 외도를 목격했다고 말한다. 

영화 디센던트 알렉산드라 (쉐일린 우들리)

아내의 정해진 죽음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만으로도 

힘에 겨웠던 맷은 지인에게 달려가 엘리자베스의 외도가 

사실이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충격을 받은 맷은 엘리자베스가 바람을 피운 

상대의 이름이 '브라이언 스피어'라는 것까지 알게 된다.

영화 디센던트

딸들을 데리고 아내의 병실을 찾은 맷은 의식이 없는

엘리자베스에게 분노를 쏟아낸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딸들을 병실로 부른 그. 

누워있는 엄마를 본 알렉산드라 또한 그녀에게 분노를 쏟아내지만,

그 모습을 두고 볼 수 없는 맷은 딸의 행동을 막아선다. 

결국 맷은 딸들을 데리고 엘리자베스를 사랑했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이제 더는 그녀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영화 디센던트

급기야 아내와 바람을 피운 브라이언 스피어에게 찾아가 

사실을 알리기로 결정한 맷.

그는 철없는 큰딸의 친구 시드까지 데리고 딸들과 

카우아이 섬으로 브라이언을 찾아간다. 

가는 길에 들른 그들의 미개발 토지를 딸들과 확인하는 맷.

영화 디센던트

사촌을 찾아간 맷은 그곳에서 브라이언 스피어가 

그들의 땅을 사려고 하는 업체 중 가장 유력한 '홀리처'라는 회사 사장의

매제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혼란에 빠진 맷은 잠복 끝에 유부남인 브라이언이 가족과 묵는 숙소로 

찾아가 아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다. 

"당신을 망치러 온 게 아니라 병원에 가보라고 말하러 왔어."

알렉산드라가 브라이언의 아내 줄리의 시선을 돌리는 사이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본 맷은 

엘리자베스와는 달리 그는 아내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돌아선다. 

영화 디센던트 알렉산드라와 맷

브라이언을 만나고 돌아온 맷은 어린 스코티에게 엄마의 죽음을

사실대로 알리고 차례대로 마지막 인사를 하게 한다. 

어린 나이에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스코티는 

언니의 손에 이끌려 마지막 인사를 한다. 

영화 디센던트

7년 후에 끝나는 토지 신탁 문제로 판매를 결정하는 자리. 

땅을 팔면 안 된다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모두 만장일치로

'홀리처' 회사에 팔자는 결론이 난다.

하지만 맷은 땅을 팔지 않기로 결정한다. 

신탁이 끝나는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하와이의 땅인 그곳을 지키겠다는 것.

"희한한 일이야. 

우리가 노력해서 얻은 땅도 아닌데 우리에게 맡겨졌지."

영화 디센던트 

매각이 무산으로 돌아간 이후 엘리자베스의 병실로 

찾아온 브라이언의 아내 줄리.

꽃을 들고 찾아온 그녀는 모든 사실을 알고 있다고 고백하고

죽어가는 엘리자베스에게 말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당신을 용서한다는 거예요.

그이를 뺏으려 한 거 용서할게요.

우리 가족을 망치려던 거 용서할게요.

용서해야 하니까요. 

당신이 아무리 미워도 용서해야 하니까요."

영화 디센던트

오열하는 줄리를 돌려보낸 후 엘리자베스와 단둘이 남은 

맷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말한다. 

"안녕. 엘리자베스.

안녕. 내 사랑. 

나의 친구.

나의 고통.

내 기쁨.

안녕. 안녕. 안녕."

이제야 당신을 용서할 수 있다는 듯이 고백을 마친 

맷은 엘리자베스의 입술에 입을 맞춘다. 

영화 디센던트 

강한 여성이자 어머니였던 엘리자베스를 아름다운 푸른 바다에

뿌린 맷과 딸들은 소파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나눠 먹으며 

보통의 가족들처럼 방송을 시청한다. 

영화 디센던트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영화는 가족의 사랑과 용서를 그리고 있으면서도 

시종일관 시니컬하다. 

조지 클루니의 까칠한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그렇다. 

휴양지인 하와이에 사는 사람들은 아무런 고통도 없이 행복하고 

매일 파도를 탈 것처럼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맷은 조금 비뚤어져 보이기까지 한다.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고 딸들을 밖에 두고 병실에 들어온 

맷은 의식 없이 죽어가는 아내에게 독한 말을 쏟아낸다. 

그러면서도 아내를 향한 딸의 비난을 참지 못하는 맷은

다 큰 딸의 엉덩이를 때려가며 화가 난 그녀를 말린다. 

아무런 생각이 없는 딸의 친구 시드를 한심해하면서도 

맷은 그에게 신세한탄을 하기도 한다.

 간신히 어른 흉내를 내고 있지만 딸의 도움을 받아

아내의 외도남을 찾아가고.

마침내 만난 외도남에게 마지막으로 더 늦기 전에

아내를 찾아가라고 말하면서도 

아내를 사랑했었는지. 

아내가 그를 사랑했는지를 맷은 반복적으로 확인한다.

"내 침실에는 들어가 봤어?"

게다가 그는 외도남에게 이런 의미 없는 질문까지 던진다. 

한 인간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도 우리는 이렇게나 저급하다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것처럼.

사실 그런 점에서는 죽어가는 엘리자베스와 맷과 다르지 않다. 

늙은 아버지에게 늘 안쓰럽고 가여운 착한 딸이었던

그녀는 남편 몰래 외도를 하고 이혼을 꿈꾸며 남의 가정을 파탄 내려고 했다. 

모두가 엘리자베스를 강한 여자라고 말했지만,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그녀는 끝내 죽음을 이겨내지 못했던 것처럼 

그녀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어떤 면에서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화사한 꽃다발과는 달리 서럽게 눈물을 흘리며 

엘리자베스에게 용서를 말하던 외도남의 아내 줄리.

용서할 수밖에 없어서 용서한다는 그녀의 태도에 진짜 용서는 없었다. 

그저 엘리자베스의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

어쩌면 용서라는 것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분노와 미음이 희석되기를 이제는 기다려보겠다는 약속. 

미움의 대상이 죽어감으로 용서를 할 수밖에 없다는 줄리의 말은 

이제부터 고통과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리겠다는 선언이었을지도 모른다. 

맷이 줄리가 돌아간 후 죽어가는 엘리자베스를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었던 것도 

충분히 미워했고 원망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테니까. 

피의 희석으로 하와이의 피보다는 백인의 피에 가까워진 맷은

땅을 지켜내겠다고 선언하며 우리가 누구의 후손인지를 이야기한다. 

결국 겉모습이 변하긴 했지만,

그 땅은 하와이의 것이며 우리 또한 하와이 사람이라는 것.

영화의 제목처럼 '자손'이라는 의미를 가진 '디센던트'는

다시는 이 세상에서 만날 수 없지만 두 딸에게 고스란히 이어졌을 

엘리자베스의 유전적 계승을 통해 그녀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색적인 향토 음악과 아름다운 하와이의 풍경.

아내이자 어머니였던 엘리자베스의 안타까운 사고와

죽어가는 아내의 불륜을 뒤늦게 알게 된 남편 맷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 

그 소재를 가지고 전혀 흔하지 않은 방식으로 가족과 용서를 

이야기하는 이 영화는 생각보다 정말 재미있다. 

일부러라도 시간 내서 꼭 한 번 시청하길 추천!!

큰딸 알렉산드라 역할을 한 쉐일린 우들리가 나온 다이버 전트 시리즈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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