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연쇄 살인범 테드 번디를 다룬 영화 -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

개죽 2019. 5. 2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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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나는 악마를 사랑했다.'

개인적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잭 에프론이 연기하는 테드 번디는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본 영화였다.

(그렇게 다작을 해도 아직도 '하이 스쿨 뮤지컬' 시리즈와 '17 어게인'이 먼저 기억나는 배우!! 잭 에프론)


영화 내용.(결말 있음. 스포 있음)

리즈는 친구와 함께 간 술집에서 매력적인 남자 테드를 만난다.

처음 본 순간 서로에게 빠져든 그들은 즐거운 데이트를 끝내고 리즈의 집 앞으로 간다.

거기에서 리즈는 자신의 싱글맘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도망가고 싶지 않은 거 맞죠?"

라는 질문과 함께 테드를 집으로 초대하는 리즈.

자상하고 따뜻한 그는 그날 이후 그녀의 모든 것이 된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그들.

하지만 어느날 차에 타고 가던 테드가 경찰에게 붙잡힌다.

 이후 그들의 행복은 산산이 부서져 내리기 시작한다.

신문에서 보게 되는 사랑하는 남자 친구의 얼굴.

테드는 놀란 그녀를 위로하며 잘못된 일이라고 말하지만,

곧 그는 유타의 교도소로 수감된다.

성실한 법대생이었던 테드는 졸지에 여대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살인자로 변한다.

쉽게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리즈는 절망한다.

테드는 그런 그녀에게 끝까지 자신을 믿어달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현실은 가혹하게 휘몰아친다.

또 다른 혐의를 받고 콜로라도로 이송되는 테드.

그리고 술의 의존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던 그녀를 찾아오는 경찰.

여전히 그의 결백을 믿는 리즈에게 경찰은 봉투 한 장을 건네준다.

(영화를 보실 분들은 이쯤에서 돌아가세요!

혹시라도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은 한 번쯤 생각해봅시다.

이 영화는 생각보다 볼만해요!!)

약해져만 가는 그녀는 테드를 멀리하기 시작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끝내 그를 버리지는 못한다.

친구가 술을 빼앗으며 그는 살인자라고 잊어버리라고 하자 리즈가 말한다.

"그의 사랑을 받을 때 나는 두려울 것이 없었어."

하지만 리즈의 상처와는 상관없이 탈옥을 감행한 그는 다시 여대생을 잔인하게 살인한다.

세상은 전부 잔인한 테드의 범죄 이야기를 떠들어 댄다.

다시 잡힌 그는 1979년 플로리다 법정에 선다.

 (역사상 처음 방송으로 중계된 그의 재판에서 리즈는 눈을 떼지 못한다.)

하지만 테드의 옆은 그녀의 자리를 대신하는 메리 앤이 차지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을 가리키는 수많은 증거 앞에서도

노련한 언변과 넘치는 매력을 이용해 무죄를 주장한다.

리즈는 잔인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되는 그의 범죄사실을 방송으로 확인하며 고통받는다.

테드의 무죄 주장과는 상관없이 플로리다 법정은 그에게 사형을 선고한다.

드디어 리즈의 고통도 그렇게 끝이 난다.


릴리 콜린스

예쁘다고만 생각했던 릴리 콜린스는 안쓰러울 만큼 깡마른 몸으로 연신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며

애처롭게 무너져내리는 리즈를 연기한다.

살인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그를 포기하지 못했던 그녀.

신문에 실린 몽타주를 보고 처음 남자 친구를 신고를 했던 그녀는

 평생 그가 범인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괴로워했다.

테드가 사형 선고를 받고 나서야 안도하는 그녀.

릴리 콜린스의 예민하면서도 위태로운 분위기가 아주 잘 어울렸다.

뻔뻔하고 치밀하게 무죄를 주장하는 잔인한 살인마 테디 번디를 연기하는 잭 에프론.

따뜻함과 차가움을 동시에 연기하는 그.

마지막까지도 '리즈'를 향한 진심을 알 수 없는 테드를 그는 완벽하게 연기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의 추종자 메리 앤을 연기하는 카야 스코델라리오의 연기도 좋았다.

아직도 이런 양반이 어떻게 실존 인물인지 믿어지지 않는다.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와 세련된 연출이 돋보인다.

카야 스코델라리오


사형 집행일 전날 10년 만에 테디를 찾아가는 리즈.

그녀는 10년 만에 겨우 뜯어볼 수 있었다는 형사가 준 봉투 속 사진을 테디에게 내민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범죄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유리 위에 글씨를 적는다.

과거의 날들을 상상하며 오열하는 리즈.

행복했던 그녀의 기억들은 순식간에 테디의 끔찍한 범죄로 탈바꿈한다.

대조와 대비

영화는 계속해서 빛과 어둠을 교차로 보여준다.

과거와 현실.

홈비디오와 뉴스.

행복과 불행.

그것은 악마가 확실하지만, 리즈에게만큼은 천사였던 한 남자 '테디 번디'

그 자체를 표현한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모든 관객은 그가 악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그가 저지른 직접적인 범죄를 보여주지 않음으로 우리를 곤란하게 만든다.

(뉴스와 법정 씬으로만 그가 어떤 살인을 저질렀는지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그가 혹시라도 '리즈' 그녀에게만큼은 진심이었다면 어쩌지?

악마인 그 안에도 작은 빛을 내는 천사의 마음이 남아있었다면 어쩌지?

영화 제목에 답이 있음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인간적인 마음을 테드에게서 찾게 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만약 그렇다면 적어도 단 한 사람에게는 악마가 아니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친절한 영화는 관객을 혼란 속에 홀로 남겨두지 않는다.

이 마지막 장면 하나로 쐐기를 박는다.

그는 그저 악마일 뿐이었다고.

 

PS. 영화가 끝난 뒤 할리 조엘 오스먼드를 찾느라 혼란에 빠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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