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영화 패터슨(2016)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을 향한 최고의 찬사.

개죽 2020. 3. 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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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플레이 패터슨

영화 패터슨

"여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냥이 있어요. 

4cm의 매끈한 소나무 막대는 머리에 거친

포도색 모자를 쓰고 

차분하고도 격렬하게, 

오래도록 불꽃으로 타오를 준비를 하고

사랑하는 여인의 담배에 불을 붙여줄지도 몰라요.

난생처음이자 다시없을 불꽃을,

이 모든 걸 당신께 드립니다."

- 영화 패터슨 중에서.


영화 내용. (스포 있음. 결말 있음.)

작은 마을 패터슨에서 버스 운전사를 하는 

패터슨(아담 드라이버)은

괴짜 예술가 기질을 가진 아름다운 아내 

로라(골시프테 파라하니)와 애완견 마빈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간다. 

영화 패터슨

소도시 패터슨의 이름과 같은 이름을 가진 

남자 패터슨은 매일 로라에게 키스를 하고 홀로 일어나

시리얼을 마시고 출근을 한다. 

특별한 일 없이 일과를 마치고 아내가 싸준 

런치 도시락을 먹는 패터슨.

그에게는 저녁을 먹고 애완견 마빈과 산책을 하고

동네 바에서 마시는 맥주 한잔과 

'비밀 노트'에 적는 시가 삶의 유일한 위안이다. 

영화 패터슨

집에서 기하학적 무늬와 블랙 앤 화이트를 이용해 

커튼과 옷을 만드는 로라.

주말에 하는 컵케이크 판매에 관심에 잔뜩 관심을 쏟던

아내 로라는 갑자기 몇 백 달러나 하는 에스테반의 

할리퀸 기타를 사겠다고 말한다. 

컵 케이크 판매로 부자가 되겠다고 말하던 아내가

컨트리 가수가 되어 유명해지겠다고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패터슨은 별말을 하지 않는다. 

알람에 의지하지 않고 출근 시간에 일어나는 패터슨에게

매번 엉뚱한 꿈 이야기를 하던 로라.

"나는 밤에 당신에게 나는 냄새가 좋아."

"내 냄새가 어떤데?"

"아주 은은하게 맥주 향이 나."

왓챠 플레이 영화 패터슨

출근해서 버스에서 만난 승객들의 가벼운 대화.

마빈과 함께 산책을 가는 길에 목격한 래퍼.

단골 바에서 만난 이색적인 커플.

평범하고 익숙한 이웃들이 모두가 

패터슨 시의 소재가 된다. 

영화 패터슨

패터슨의 질문에 매번 불평을 털어놓는

살아갈 이유가 없어 보일 만큼 

삶에 찌든 동료 도니.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신의 갈 길을 걸어가고

패터슨이 똑바로 세워놓은 우편함을 

매번 쓰러트리는 사람 같은 개 마빈. 

그들 모두가 패터슨과 함께 패터슨에서 살아간다. 

영화 패터슨

엉뚱해 보이지만 패터슨의 시를 사랑해주는 

유일한 사람 아내 로라. 

그녀는 주말이 되면 비밀 노트를 복사하라고 권해준다. 

아내의 권유에도 자신의 시를 세상에 

내놓을 자신이 없는 패터슨은 그녀의 말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다. 

영화 패터슨

매일매일 어김없이 아내가 싸준 런치 박스를

들고 출근하는 패터슨.

그는 기하학적 무늬의 흑백 컬러의 머핀을

점심으로 먹으며

한결같이 시를 쓴다. 

왓챠 플레이 패터슨

패터슨은 평소처럼 퇴근을 하다가 

길거리에 혼자 있는 소녀를 만난다. 

비밀 노트에 시를 쓰는 소녀에게 호기심을

느낀 패터슨.

혼자 있는 소녀를 걱정한 그는 엄마가 올 때까지 

곁에 있어주겠다고 말한다. 

시를 좋아하는 소녀는 에밀리 디킨스를 좋아하는 

버스 기사가 멋지다고 말해주고 

자신의 시를 읽어준다. 

영화 패터슨

새로 쓴 자신의 시 대신 

소녀가 읽어준 시를 로라에게 읽어주는 패터슨.

아내가 해준 맛없는 식사를 하면서 

불평 한마디 없는 그는 새로 쓴 시를

로라에게 읽어주지 않는다. 

영화 패터슨

언제나처럼 마빈을 산책시키고 바에 들러

맥주를 마시는 패터슨.

핸드폰도 사용하지 않는 패터슨에게 

가게 주인 닥은 아내가 뭐라고 하지 않는지 묻는다.

로라는 자신을 잘 이해해준다고 말하는 패터슨.

닥은 자신의 지론을 이야기해 준다.

"바꾸려 하지 마라.

더 악화되거든."

한편 매일 바에서 애정 문제로 다툼을 벌이던 

애버렛 커플.

 총으로 자살 소동을 벌이는 애버렛.

깜짝 놀란 패터슨은 몸을 날려 그를 막는다.

하지만 그는 닥의 대처로 애버렛이 장난감 총으로

벌인 짓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패터슨

다음날 버스가 갑자기 멈추는 사고를 당하는 패터슨.

승객들과 함께 움직이지 못하게 된 그는

회사에 연락을 하기 위해 어린 소녀의

휴대폰을 빌린다. 

오래된 버스가 정기 문제로 멈추는 일을 

경험하게 된 그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간다. 

영화 패터슨

힘겨운 남편의 하루를 알지 못하는 로라.

마침내 배달 온 할리퀸 기타를 들고 노래를 들려준

그녀는 뒤늦게 패터슨의 표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번 기회에 휴대폰을 사는 게 어떠냐고 묻는 로라.

"휴대폰이 없을 때도 세상은 잘 돌아갔어."

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마침내 토요일이 되고 일찍 일어나 패터슨에게 

장터에 가서 컵 케이크를 판매하는 날이라는 

사실을 알린 로라.

그녀는 마빈을 그에게 맡기고 장터로 향한다. 

영화 패터슨

만든 컵 케이크를 모두 파는 데 성공한 로라.

그녀는 케이크를 판 돈으로 패터슨과 함께 

오랜만에 흑백 영화를 보러 간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한다. 

갈가리 찢긴 패터슨의 비밀 노트를 발견한 것.

왓챠 플레이 영화 패터슨

지하실에 놔두던 비밀 노트를 소파 위에 

놓고 나온 패터슨.

그 노트를 갈가리 물어뜯은 마빈.

"괜찮아.

그냥 낱말일 뿐이야.

물 위에 쓴."

충격을 받은 패터슨은 로라의 정성 어린 위로에도 

혼자 산책을 나간다.

영화 패터슨

길에서 우연히 일본인 중년 남자를 만난 패터슨.

패터슨이 가장 존경하는 시인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의 책을

읽는 중년 남자. 

패터슨은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 

윌리엄이 살던 패터슨을 보기 위해 왔다고 말하는 남자.

"전 시로 숨을 쉽니다."

그는 패터슨에게 살갑게 말을 건다.

"번역된 시는 비옷 입고 샤워하는 느낌이랄까요?"

영화 패터슨

일본 남자는 마지막으로 

패터슨에게 빈 노트를 선물하고

'아하'를 남기고 떠난다. 

"가끔 텅 빈 페이지가 가장 많은 가능성을 선사하죠."

낯선 외국인이 전해준 빈 노트를 살피던 

패터슨은 다시 펜을 든다. 

영화 패터슨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영화 패터슨

어떤 사람에게는 아담 드라이버의 커다란 손에 들린 

한없이 작아 보이는 볼펜으로 기쁨이 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에는 한없는 지루함을 

선사할 수 있는 영화다. 

다른 영화와 달리 미국의 소도시 패터슨을 그린 

이 영화는 볼거리가 화려하지 않다.

평범하고 낡은 벽돌 건물이 가득한 조용한 거리. 

패터슨의 거대한 몸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집. 

거기에 마빈의 뜻에 따라 자꾸만 기어 울어지는 우체통까지.

화려한 것이라고는 3년만 같이 살면 신물이 올라올 것 같은

로라가 만든 흑백 패턴뿐이다. 

영화는 아담 드라이버의 표정만큼 심드렁하고 고요하다.

"패터슨은 시인인가요?"

"그냥 버스 드라이버."

패터슨은 누구에게도 자신이 시인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요리가 맛이 없다는 소리도 하지 못하는 패터슨.

애완견마저 그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의 삶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어쩌면 그가 쓰는 시뿐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터슨은 

자신을 언제나 '버스 드라이버'라고 소개한다. 

그가 언제 사람들에게 '시인'이라고 

소개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영화 패터슨은 미국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시를 쓰는 평범한

버스 드라이버 패터슨의 일주일을 담담하게

그린 이야기지만 

많은 상징들이 담겨 있다.

사실 짐 자무쉬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영화 속에서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쌍둥이.

패터슨에 사는 패터슨.

윌리엄스 카를로스 윌리엄스.

(게다가 윌리엄스 시인은 의사라는 직업이 있었다.

시인이지만 버스 드라이버인 패터슨과 같다.)

 어쩌면 똑같아 보이지만 다른 것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반복되는 일상.

하지만 하루하루를 들여다보면 

똑같은 날들은 없다. 

게다가 패터슨이 감당하기 힘들어 보이는 

로라와 마빈.

과하다 싶을 만큼 괴랄한 로라의 센스는 

무채색에 가까운 패터슨과 흑과 백처럼 다르다. 

하지만 가끔 짐처럼 느껴지는 그들과 패터슨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가장 큰 사건이 멈춘 버스와

개에게 찢긴 비밀 노트 정도일 만큼 영화의 내용은

특별한 것이 없다.

이 영화 속에는

자극적인 것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조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심심한 평양냉면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영화는 확실히 매력이 있다. 

내가 아담 드라이버의 팬이라서 만은 아니다. 

패터슨이 담담하게 보여주는 하루하루를 지켜보다 보면

지긋지긋한 내 일상까지 소중하게 느껴진다.

(코로나 19 덕분에 더욱 소중해진 일상의

고귀함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금요일부터 위기(?)를 맞은 주인공이 

토요일에 절망을 했다가

일요일에 다시 일어서서 

월요일을 다시 시작하는 

이 직장인 마인드는 놀랍도록 익숙하다. 

더불어 여배우 골시프테 파라하니의 미모는 

장난이 없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패터슨 외에 모든 조주연이 유색인종이라는 사실이다. 

사실 조주연이 유색인종이라는 것은 특별히

불편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시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며

패터슨에게 시를 읽어준 소녀는 백인이다. 

극 중 시를 쓰고 이해하는 사람은 단 둘 뿐이라는 이야기.

마지막 장면 시는 숨 쉬는 일이라고 말한

일본인은 예외다. 

미국의 시인을 좋아해서 패터슨까지 왔다는 그는

번역된 시는 비옷 입고 샤워하는 느낌이라는 말을 한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유색인종이 

비하하는 느낌마저 든다. 

게다가 그가 던지는 '아하'는 묘하게 

과장되어 있다. 

물론 영어를 하지 못하는 유색인종인 내가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영화 속에서 

이 묘한 뉘앙스는 자꾸만 사람을 콕콕 찌른다. 

이런 의도일 리는 없겠지만 말이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가 없이 아담 드라이버 때문에 봐서

할 말이 없다.)

자극 없는 고요한 영화를 원한다면 이 영화는 확실히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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