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영화 고스트 스토리 (2017)이 세상 모든 것들은 사라지기 마련이라고.

개죽 2020. 5. 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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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플레이 고스트 스토리

영화 고스트 스토리


영화 내용.(스포 있음. 결말 있음.)

한적한 곳에서 단둘이 살고 있는 작곡가 C와 M. 

이사가 잦아다는 M은 집을 떠나기 전 

언제나 쪽지를 숨겨뒀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의미 없는 노래와 시를 적어두고는 했다는 그녀.

왓챠 플레이 고스트 스토리

이사를 원하는 M의 뜻대로 그녀의 부탁을 

허락하는 C.

그 순간 피아노 쪽에서 나는 굉음. 

알 수 없는 소음을 무시하고 이사 준비를 하는 그들.

하지만 갑작스러운 사고로 C는 목숨을 잃는다. 

영화 고스트 스토리 

영안실에서 죽은 C의 모습을 확인한 

M은 집으로 돌아오고 

뒤이어 C도 유령의 모습이 되어 그녀를 따라

집으로 돌아온다. 

영화 고스트 스토리

슬픔에 젖어 이웃이 가져다준 파이를

먹는 M을 지켜보는 C.

하지만 M은 유령이 된 그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영화 고스트 스토리

매일 같이 M을 지켜보는 C.

하지만 그녀는 그의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그러다 이웃집 유령과 인사를 나누게 된 C.

"누굴 기다리고 있어요."

"누굴?"

"기억이 안 나요."

왓챠 플레이 고스트 스토리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밖으로 나가

다른 남자를 만나기도 하던 M이 결국,

이사를 떠난다. 

분노를 표현하며 물건을 내던지기도 하지만

유령이 된 C는 그녀를 막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그녀가 틈에 남긴 쪽지를 

꺼내기 위해 애를 쓰는 C.

영화 고스트 스토리

하지만 이사를 온 새 입주자들의 

방해를 받는 C.

그는 그릇들을 전부 내던지며

입주자들을 내쫓기 위해 힘쓴다.

하지만 다시 이사를 오는 다른 사람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 사람들은 모두 사라지고

집은 폐허가 된다. 

영화 고스트 스토리

드디어 M의 쪽지를 꺼내려는 순간.

집을 부수기 시작하는 포크레인. 

쪽지를 잡지 못하고 

똑같이 집을 잃은 이웃집 유령과 마주한 C.

"안 돌아오려나 봐요."

그 말을 남긴 이웃집 유령은 두 개의 눈구멍이 

뚫린 꽃무늬 천조각만 남기고 사라진다. 

왓챠 플레이 고스트 스토리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C.

폐허가 된 집터에 화려한 빌딩들이 생겨날 때까지

그곳을 배회하던 C는 

어느 날 빌딩에서 뛰어내린다. 

영화 고스트 스토리 

오래전 과거로 돌아온 C는 그곳에서 

초기 정착민들을 만나게 된다.

어린 소녀가 쪽지를 적어 돌 아래 놔두는 

모습을 목격한 C.

하지만 정착민들은 모두 원주민들에 의해

살해된다. 

영화 고스트 스토리 

그리고 다시 쏜살같이 흐른 시간은

과거의 자신과 M이 집을 보러 오던 날로 

그를 데리고 온다. 

추억이 많은 그 집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던 C와

한적한 그곳을 떠나가 싶어 하던 M은 

유령이 된 그의 앞에서 대립한다. 

결국 과거의 그가 그랬던 것처럼

이사를 승낙하는 C.

유령이 된 그는 피아노 소리를 내며 

주저앉는다. 

오래전 그가 들었던 굉음은 

그 자신이 냈던 소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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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C는 죽어 유령이 되고

그는 그 유령과 한 집에서 괴로워하는 

M의 모습을 다시 목격한다. 

그리고 떠난 그녀의 집에서 드디어

쪽지를 꺼내는 C.

쪽지를 확인한 순간 두 개의 구멍이 뚫린

천만 두고 사라지는 C.

영화 고스트 스토리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일단 로맨스 영화는 절대 아니다. 

사랑과 영혼 같은 영화를 생각한다면 

볼 수 없는 영화다. 

그렇다고 유령이 나오는 무서운 영화도 아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엄청 무서운 영화이기는 하지만 

음악으로 겁을 주고 

갑자기 튀어나온 흉측한 유령이 나타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지 않는다. 

영화는 사고로 죽은 남자가 내내 구멍 두 개 뚫린 

흰 천을 뒤집어쓰고 나오지만 잔잔하고 평화롭다. 

상실감을 표현하는 방식도 남다르다. 

M은 C가 죽고 이웃이 가져다준 

파이를 먹는다. 

유령이 된 C 앞에서 M은 훌쩍거리며

파이를 퍼 먹는다.

생과 죽음의 경계는 어쩌면 먹을 것일지도

모른다는 듯.

파이를 입 안으로 쑤셔 넣다가 

기어이 변기에 모두 토해 버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가 사랑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는 않다. 

C를 잃고 슬퍼하는 M.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지만,

그게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이웃집 유령.

그런 그녀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그녀가 남긴 쪽지를 꺼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유령 C.

언뜻 그들 모두 사랑이라는 것을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가끔 떠오르기는 하겠지만 달라진 일상과 함께

죽은 C를 지워갔을 M.

애초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사랑할 수 없었을 이웃집 유령. 

그리고 이웃집 유령처럼 기나긴 세월 동안

모든 것을 있었을 유령 C 또한

집착만이 남아있었을 것이 뻔하다. 

난데없이 빌딩 숲에서 뛰어내려 과거로 돌아간 C.

안전한 집에서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었을 어린 꼬마는

이미 오래전에 죽어 사라졌다.

추억이 깃들어 있다는 그 집에서 살고 싶어 지만,

M과 함께하는 삶은 선택했던 C도 그렇다. 

그렇다면 C는 하필이면 왜 과거로부터 돌아와 발견한 

M의 쪽지를 본 순간 사라졌을까?

어쩌면 긴 시간을 보내는 과정에서 이웃집 유령처럼

기억을 잃은 그는 쪽지를 향한 집착만을 기억했을지 모른다.

(누구를 기다리는지도 모르는 상태로 기다림에 집착하던

이웃집 유령과 기다림보다는 쪽지에 집착하던 유령 C)

과거의 자신을 목격하고 기억을 찾은 그는

아무 의미도 없는 가사나 시가 적혀 있었을

M의 쪽지를

보고 깨달았을 것이다. 

이사가 잦았던 M은 떠난 집에 남긴 쪽지를 다시 

찾으러 간 적은 없다고 말했다. 

M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과

쪽지를 보는 순간 사라진 집착.

그래서 C는 진짜로 사라질 수 었었던 것이 아닐까?

고스트 스토리는 영화 중간에 나왔던 남자의 말처럼

사라지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음악도

책도 

이 행성 자체도

모두 사라질 거라는 

그 비관주의자의 말처럼 

과거의 선조가 그러했듯이 우리도 사라진다고.

그러니 집착을 버리고 

죽은 순간 빛을 따라 흔적 없이 사라지라고 말한다. 

(유령 C는 영화 초반 병원 비상구 옆에서 빛과 함께

나타난 문을 무시하고 집으로 옴.)

영화는 대사도 별로 없고. 

정적이며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준다. 

쉼표 같은 느낌이랄까?

(대사도 그 비관주의자가 가장 많음.

외국인 입주자의 대사는 자막도 안 줌.)

빅 재미를 선사하지는 않지만,

많은 여운을 주는 영화다. 

색다르고 특이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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