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플레이 우리도 사랑일까
"가끔 있잖아요.
가끔 길을 걸을 때.
보도 위로 한 줄기 햇살이 떨어지면 그럼 그냥
울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그 순간은 금방 지나가고
어른이니까 순간적인 감상에 빠져서
울면 안 된다고 마음먹어요."
-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중에서
영화 내용. (스포 있음. 결말 있음.)
유머러스하고 다정한 남편 루 (세스 로건)와
5년째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프리랜서 작가 마고( 미셸 윌리엄스).
그녀는 우연히 관광지에서 마주쳤던 다니엘(루크 커비)과
비행기에서 다시 만난다.
멀쩡하게 걸어 다녔던 마고가 휠체어를 타고
비행기에 들어오는 모습에 호기심을 느낀 다니엘.
마고는 원래 다리가 좋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지만 다니엘은 믿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공항 공포증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고.
"비행기를 놓칠까 봐 걱정하는 게 두려워요.
사이에 끼어서 붕 떠 있는 게 싫어요.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감정이 제일 두려워요."
첫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두 사람은 비행기에서
내려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택시에서 내릴 때 자신이 유부녀라는 사실을
밝히는 마고.
"저런 아쉽네요."
마고는 다니얼의 집이 그녀의 집 앞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장난기 가득한 남편 루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마고.
치킨 요리책을 만드는 다정한 루와의 결혼 생활은
만족스럽지만,
마고는 시도 때도 없는 그의 장난에
지치기도 한다.
"키스 건 장난이건 둘 중 하나만 해."
이웃집에 살면서 서로를 신경 쓰는 다니얼과 마고.
인력거를 끄는 일을 하는 다니얼과 마주친
마고는 그에게 다음에 우연히 만나면
커피 한잔 하자는 인사를 건넨다.
"억지 초대 아니에요?"
"뭐라고요?"
"그냥 해보는 말이에요.
아니면 진심이에요?
예의상 던져보긴 하는데 진짜 커피를 마실
생각이 없는 억지 초대와 진짜 초대는 다르죠."
"억지 초대 아니에요."
"그럼 지금 마실까요?"
마고를 집으로 데려가 자신의 그림을
보여주는 다니엘.
묘한 그림을 보는 마고.
"상당히 거슬리네요."
그가 그려준 그림을 좋아하지 않는 마고는
화가냐고 묻는다.
"그냥 나 혼자 보려고 그리는 거예요.
생활비는 떠돌이처럼 인력거를 몰아서 벌고요."
다른 사람에게는 그림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하는 다니엘.
불안하게 서성이는 그녀를 걱정하는 다니엘.
"당신 좀 이상해요.
뭐가 문제죠.
정서 불안 같아요."
남편의 조카 토니의 이야기를 꺼내며
가끔 울고 싶은 날들이 있다고 말하는 마고.
"왜 그렇게 되는 영문도 모르고
누가 어떻게 해줄 수도 없는 그런 상태요.
살아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상태."
"아니면 정말로 원인을 몰랐던 걸 수도 있죠."
알코올 중독 치료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루의 누나와 함께 아쿠아로빅을 하러 간 마고.
그는 자신을 지켜보는 다니엘의 존재를
느끼고 당황한다.
하지만 곧 그의 시선을 즐기며 운동을 즐긴 마고.
하지만 수영장에서 실례를 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샤워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가끔 새로운 거에 혹해.
새것들은 반짝이니까."
"새것도 헌 게 된다오."
"맞아요. 새것도 바래요.
원래는 헌것도 새것이었죠."
그녀들의 말을 들으며 샤워를 마친 마고는
곧장 다니엘을 만난다.
마티니를 시키고 마시지 않는 두 사람.
"나를 어떻게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요."
그때 마고는 다니엘에게 직설적인 질문을 던진다.
마고와 눈을 맞추며 야한 이야기를 떠드는 다니엘.
마고는 그런 다니엘에게 약속 하나를 하자고 말한다.
30년 후 브레튼 만에서 만나자고 말하는 마고.
"나는 58살일 텐데 당신은 몇 살일지 모르겠네요."
"59살."
"2040년 8월 5일 오후 두 시에 당신과 키스할래요.
그때에도 난 유부녀겠지만
35년 간 남편에게 충실했으니
외간 남자랑 키스 한 번은 해도 되겠죠."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온 마고는
남편 루에게 다가가 유혹한다.
치킨 요리를 만들던 루는 아내의 마음도
모르고 그녀를 밀어낸다.
"이렇게 하려면 얼마나 용기가 필요한지 알아?"
"뭐?"
"당신을 유혹하는 거.
근데 당신은 내 용기를 무참히 짓밟아 버렸어."
"남편을 유혹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해?"
"당연하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해."
바보 같은 소리라고 말하는 루.
"근데 왜 늘 당신 반응은 내 예상대로일까?
난 죽도록 노력하는데 당신 반응은 늘 이렇고
매번 나한테 남는 건 더 큰 절망뿐이야."
치킨 요리를 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루.
"당신은 맨날 치킨 요리를 하잖아."
남편 루와 다툼을 벌이고 수영장으로 향하는 마고.
마고는 일부러 큰 소리를 내며 앞집에 사는
다니엘이 따라오게 만든다.
함께 수영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다니엘과 마고.
하지만 다니엘이 수영을 하는 마고의 발목을 붙잡는
순간 이야기는 달라진다.
"두려워할까 봐 두려워요?"
곧장 다니엘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온 마고는
남편 루와 익숙한 방식으로 화해한다.
결혼기념일 우연히 다니엘과 만난 마고.
마침 두 사람과 마주친 루는 다니엘과 인사를 나눈다.
닭 요리책을 만든다고 소개한 루는
다니엘에게 극장에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흔쾌히 인력거를 태워주겠다고 말하는 다니엘.
남편의 품에 안겨 다니엘이 끄는 인력거를
타는 마고.
식사를 하면서 남편과의 즐거운 대화를 원하는 마고.
"무슨 이야기를 해?
같이 살고 모든 걸 아는데."
편안한 식사를 원하는 남편 루와
의견이 전혀 다른 마고.
먼저 대니얼을 찾아가는 마고.
대니얼은 오늘 함께 있어달라고 말한다.
놀이 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헤어지기 직전 마고는 다니엘을 따라 그의 집으로
들어온다.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아무것도.
"내가 아니라 당신이 어떡할 거냐에 달렸죠."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 다시 할 필요는 없죠?"
"당신은 그런 말 한 적 없는데."
"그렇다면......"
"아무 말도 안 할 거예요?"
"그 사람한테 상처를 줄 순 없어요.
그건 안돼요."
울음을 터트리는 마고.
"마고. 집에 가는 게 좋겠어요."
누나의 성공적인 알코올 중독 치료를 축하하는
파티에 온 대니엘.
"당신의 공항 공포증 있잖아요.
애매하게 끼어있거나 붕 뜨는데 대한 두려움.
나도 그런 거 싫어요.
살면서 당연히 겪는 일일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피하고 싶어요.
뭔가의 사이에 끼어들긴 싫어요."
대니엘은 마고에게 그 말을 하고 다음날
엽서를 남기고 떠난다.
30년 뒤 약속대로 브랜튼 만에 있는 등대에서
키스를 하자는 내용의 엽서를 받은 마고.
자는 척하는 남편 옆에서 울며 잠이 들었던 마고는
등대에서 다니엘을 만난 꿈을 꾸며 잠에서 깨어나
남편 루에게 모든 사실을 고백한다.
충격을 받은 루는 마고에게 샤워를 부탁한다.
매번 차가운 물이 쏟아지던 샤워기를
고쳐달라고 말했던 마고는
그의 부탁대로 샤워를 시작한다.
다시 쏟아지는 차가운 물.
그제야 루는 매번 자신이 그녀가 샤워를 할 때
차가운 물을 부었다고 말한다.
"그냥 나중에 늙어서 내가 수십 년 동안 매일
이 짓을 했다고 고백하려고 했어.
그래서 당신을 웃게 해 주려고."
차마 떠나지 못하는 마고에게
가라고 말해주는 루.
다니엘을 찾아 나서지만
찾지 못하는 마고.
"여기 있었네요."
하지만 두 사람은 다시 재회한다.
다니엘과 함께 행복한 삶을 시작한 마고.
매일 사랑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두 사람.
하지만 어느 순간 무료해진 마고와 다니엘.
브렌튼 만에 있는 등대 앞에서도
두 사람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루의 연락을 받고
누나의 집으로 찾아간 마고.
술을 끊었던 누나가 딸 토니를 두고 사라졌다는
말에 걱정을 하던 마고.
하지만 술에 잔뜩 취해 돌아온 누나는
병아리를 박스째 들고 나타난다.
왜 이랬냐는 마고의 질문에 자신은
중독자라고 대답하는 누나.
그녀는 오랜만에 만난 마고에게 진심을 말한다.
"자기가 나보다 더 머저리 같아.
망친 사람은 너야. 마고.
길게 보면 말이야.
인생엔 당연히 빈틈이 있게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다 메울 순 없어."
쿨하게 인사를 마치게 경찰과 함께 떠나는 루의 누나.
치킨 요리로 성공을 거둔 루에게
혹시나 아직도 자신을 염두에 두고 있냐고 묻는 마고.
루는 절대 잊을 수 없는 일도 있다며
거리를 둔다.
눈물을 흘리며 대니엘에게 돌아가
무료한 삶을 반복하는 마고.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이 영화의 첫 장면은 마지막 장면과 겹친다.
첫 장면에서 무료해 보이는 마고의 얼굴은
남편 루와 보냈던 과거가 아닌
다니엘과 함께하는 현재인 셈이다.
다니엘과 탔던 놀이기구를 혼자 탄 마고가
즐겁게 몸을 흔드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결국, 아무도 마고의 공허한 마음을
채울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역시나 문제는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기 마련이니까.
영화의 원제는 'Take This Waltz."
왈츠:
가장 대중적이고 유명한 서양 고전음악의 춤곡. 한자로는 원무곡(圓舞曲)이라고 하는데, 두 남녀가 둥그렇게 돌면서 춤을 추는 모양에서 유래했다. 3/4박자이며 템포는 약간 빠른 편(모데라토와 알레그레토의 사이). 소위 '동당당 동당당'하는 특유의 리듬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 약 약의 박자를 정확히 짚어 주는 저음 위에 우아한 선율을 얹어 작곡된다. 교향곡이나 소나타의 한 악장으로 들어간 예는 베를리오즈가 환상교향곡 2악장에서, 그리고 차이콥스키가 교향곡 제5번 3악장에서 사용한 것을 제외하면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주로 독립된 악곡으로 많이 연주된다.
출처 : 나무 위키
왈츠를 추자는 제목이 왜 '우리도 사랑일까'로
둔갑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물론 사랑인지 묻는다면
루와 마고.
마고와 다니엘.
모두 사랑일 것이다.
불륜이 사랑이 아니라고
이제 누가 말할 수 있는가?
부부의 세계 이태오는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지
않았는가?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하지만 불륜은 죄가 맞다.
마고와 다니엘이 남편에게 고백하기 전까지
잠자리를 갖지 않았다고 하지만
불륜이 확실한 것처럼.
그렇다면 원제는 왜 왈츠였을까?
너무 좋은 신나는 노래들이 쏟아져 나오긴
했지만 그중 왈츠는 없었다.
남녀가 추는 춤.
왈츠.
둘 중 누구라도 손을 놔버리면
더는 출 수 없는 그 춤은 사랑과 닮았다.
두려워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공항 공포증과는
달리 매번 낯설고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는 마고는 절대 왈츠를 끝까지 출 수
없을 것이다.
익숙한 것에 대한 소중함보다
새로운 것을 향한 스릴과 호기심을 느끼는
그녀의 성향은 왈츠를 끝까지 추고 싶어도
출 수 없게 만든다.
영화에서는 남편 루와 대니얼을
전혀 다른 캐릭터로 설정했다.
가정적이고 안정적인 루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려워서 자신의 그림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대니얼과는 달리
치킨 요리에 대한 애정을 뽐내며
요리책으로 성공을 거둔다.
반면 글을 쓰고 있지만 감히
진짜 자신이 원하는 글을 쓰지 못하는
마고처럼
방안 전부를 자신의 그림으로 가득 메운
다니엘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인력거를 끈다.
마고의 예민한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장난기 가득한 루와
어딘지 마고와 감성이 맞닿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다니엘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하지만 영화는 '익숙함'이라는
숨 막히는 함정을 이용해 둘 다 전혀 다를 것이
없음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다니엘과의 시간을 보여주는 연출이 기가 막힘.
카메라 회전으로 이런 연출을 하다니.)
시간이 지나 손을 타고 익숙해진 것들은
모두 헌것이 되기 마련이라고 말하는
이 영화는 훌륭하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다.
시나리오. 연출. 배경. 연기.
의상까지.
(마고의 쨍한 옷 컬러와 스타일 미친 거 아니냐고!!
10년 전 영화라는 게 믿기지 않음.)
오늘이 무료한 사람에게 추천하는
완벽한 영화.
"괜찮아. 우리는 어차피 내일도 무료할 테니까."
라는 위로를 받게 될 것이다.
미드 퓨처맨을 연출하고 출연했던 세스 로건이
다정하고 유쾌한 남편 루로 출연함.
2020/04/07 - [소소한 드라마 리뷰/외국 드라마 (1)] - 미드 퓨처맨 - 슈퍼 영웅과 B 급 감성의 운명적 만남. (feat. 데드풀과는 관련 없음.)
다니엘을 매력적으로 연기한 루크 커비.
배우 미셸 윌리엄스가 참 마음에 안 들지만
너무 사랑스러워서 뭐든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은
마고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진짜 싫은데 어찌나 사랑스러우신지.
(베놈. 위대한 쇼맨 등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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