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플레이 불멸의 그대에게
'불멸의 그대에게'는
에피소드 20개로 왓챠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초반 내용.
(스포 없음. 결말 없음.)
세상의 어떤 것들로도 변할 수 있는
특별한 구체.
구체였던 그것을 세상에
내던지자
그것은 옆에 있던 돌이 되었다.
돌이 되어 그렇게 살아가던
그것은
어느 날 죽어가는 레시 늑대를 만난다.
그리고 상처를 입고 죽은
레시 늑대를 그대로 복제한 뒤
의식을 획득한다.
늑대로 변하면서 함께
복제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늑대가 되어 길을 가는 그것.
그리고
그것은 어느 민가에서
늑대를 '조안'이라고
부르는 소년을 만난다.
다정한 소년의 집에서
처음 아늑함을 느끼는 그것.
그것은 그곳에서
소년이 주는 먹이를 먹으며
처음 겪는 경험들을 전부 받아들인다.
마을에 혼자 남아
5년 전 낙원 같은 곳으로 떠난
마을 사람들을 그리워하는 소년.
그것은 소년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결국 늑대로 변한 그것을 데리고
마을 사람들이 떠난 낙원을
찾아 떠나는 소년.
부상과 추위를 견디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앞으로 나아가는 소년.
하지만 그 앞에 나타난 건
이 길이 아니라는 표식뿐이다.
그리고
소년은 폐허처럼 변해버린
마을 사람들의 흔적까지 발견한다.
절망한 소년은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그것을 끌어안으며 말한다.
"돌아가자, 조안."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았지만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집에서
오열하는 소년을 지켜보는 그것.
그리고 소년은
다친 상처 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된다.
"쭉 기억해줘"
마지막으로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부탁하는 소년.
소년의 죽음에
자극을 받은 소년은
그의 모습을 획득하고
다시 길을 떠나기 시작한다.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처음에 그것은 구체였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애니는 굉장히 심오하다.
신으로 보이는 관찰자와
그 관찰자가 말 그대로 관찰을 하기 위해
세상으로 내던진 특별한 구체.
그리고 자극을 통해
죽은 것들의 형태를 취하는
구체의 성장.
이야기 소재 자체가 매우 특이하다.
하지만
그만큼 재미가 있으니
코로나 때문에 더 우울한 연말
이 애니를 시청해도 좋을 것 같다.
음, 그건 좀 아닌가?
(성향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음.)
이 애니는
말 그대로 실패에 관한 이야기다.
첫 에피소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이 애니는 생각보다 매우 현실적이라서
등장인물이 원하는 바를
단 한 가지도 내주지 않는다.
이름도 모르는 소년이
희망을 가지고 마을 사람들을
찾으러 나서지만
죽음을 안고 돌아오는 첫 에피소드를 보라!
얼마나 잔인한가?
(실제로 이 애니는 생각보다 매우 잔인하다.
할리우드 영화 아님!
개는 아니지만 늑대도 죽고
애도 죽는다는 거!)
애니 불멸의 그대에게는
냉혹하게 진실을 말한다.
너희 모두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거라고!
그렇게
끝없이 실패할 거라고!
어른이 되고 싶은 미치는
어른이 되지 못한다.
미치를 지키고 싶었던 파로나는
미치를 지키지 못한다.
내 최애였던 구구도 좋아하는 소녀와
평생을 함께하지 못한다.
피오란은 입버릇처럼
이미 모든 것을 다 해본 늙은이라고
말했지만
마지막 순간 다른 선택을 한다.
그리고
주인공인 불사 역시
곁에서 죽어가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결국 인간은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인간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끝내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어쩌면
그것이 진정한 인간됨일 것이라고!
애니에서 피오란은 말한다.
불사의 적인 로커가
미치와 구구를 훔쳐 변신할 수 없게 되면서
불사가 소중한 사람들의 기억마저 잃게 되었을 때.
'기억마저 잃게 되다니 그들은 두 번 죽는 것이로구나'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통해
그들로 변신하는 능력을 얻게 되고
또 그 능력으로
그들을
간직하고 기억할 수 있는 불사의 힘.
결국 기억만이 유한한 생명을
사는 인간을 영원히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며
기억 자체가 불사라고.
소중한 사람의
기억 속에서 유약한 인간은
유일하게 불사신의 힘을 얻게 되어
영생할 수 있노라고.
이 애니는 말해주는 것 같다.
사실 이 애니는 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아이를 통해.
소녀를 통해.
소년을 통해.
혹은 노인을 통해.
이 애니는 인간의 삶을 관통한다.
(각 에피소드의 서사가 굉장하다.
이야기의 힘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신이
불멸의 존재인 불사를 보내
우리에게 전하는 위로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비루한 너의 삶은
소중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언제나 영원히 빛날 거라고.
'불멸의 그대에게'가 아닌
오늘 위로가 필요한 그대에게
필요한 애니일지도 모르겠다.
원작은 '목소리의 형태'로 유명한
오이마 유시토키의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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