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옛날 영화 리뷰

영화 체리향기(1997) 인간은 하찮은 체리 한 알로 고단한 생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존재다!

개죽 2024. 6. 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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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 향기

체리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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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향기(1997) - 왓챠피디아

바디(호마윤 엘샤드)는 자동차를 몰고 황량한 벌판을 달려간다. 그는 지나치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며 자신의 차에 동승할 사람을 찾는다. 그가 찾고 있는 사람은 수면제를 먹고 누운 자신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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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내용.

(스포 없음. 결말 없음.)

차를 타고 흙더미가 가득한

황량한 길을 끝없이 헤매는 남자.

왓챠 플레이 체리향기

그는 눈에 불을 켜고 일을 찾는 

일꾼들의 무리를 뚫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통화를 하던 청년을 

만나기도 하지만

남자의 의도는 제대로 전달되지도 못한 채 

불발된다. 

왓챠 플레이 체리향기

다시 굽이굽이 

복잡한 길을 돌아 젊은 군인을 

만나는 남자.

그는 바로 부대로 돌아가는 중이라는 

군인을 차에 태운다. 

왓챠 플레이 체리향기

그제야 남자는 

군인에게 자신의 진짜 용건을 

꺼내놓는다. 

다짜고짜

미리 파둔 구덩이를 군인에게 보여주며

내일 새벽 이 구덩이 안에서 

죽음을 맞이한 자신에게 

흙을 덮어주면 

돈을 주겠다고 말하는 남자.

왓챠 플레이 체리향기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영화는 

동화의 형식을 가지고 있다. 

원대한 목적을 지닌

주인공의 여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각기 다른 세 사람과

그들과 교류하며 얻게 되는 선명한 교훈. 

단지 

주인공의 여정의 끝에 

죽음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아이들의 동화와

조금 다를 뿐.

왓챠 플레이 체리향기

저예산 영화의 

느낌이 물씬 나는 이 영화는 

줄거리를 딱히

설명할 필요도 없다. 

설명에 나와있는 이야기가 전부다.

죽음을 

원하는 주인공 바디,

그리고 

그가 자신의 시체 위에 흙을 뿌려줄 

사람을 찾는 지난한 과정. 

그뿐이다.

이야기를 듣기 무섭게 

도망치는 군인.

설득을 해보려고는 하지만

바디를 도우려 하지 않는 신한도.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충고를 쏟아내고는 

꼭 새벽에 구덩이를 찾아가겠다고 약속하는 박제사. 

어쩌면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이 간결한 이야기가

주는 매력은 실상 영화에 나오지도 않은 

하찮은 체리 한 알일지도 모르겠다. 

과거 

자살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체리향기를

맡고 죽을 수 없었다는 경험을 이야기해 주는 박제사.

그는 바디가 

죽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면서도 

그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노회 한 노인의 눈에는 

어쩌면

바디의 진심이 보였을는지도 모르겠다)

결말이 

분명하지 않아 

끝에 바디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난 바디가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디가 차를 타고 다니던

황량하고

구부구불하고 

끝없이 이어져 있던 그 길은 바디의

인생 그 자체였을 것이다.

(영화에 

바디가 죽으려 했던 이유는 나오지 않음)

그래서 

더 그 길 끝에 있던,

영화 속에서

끝내 보여주지 않았던 바디의 구덩이가

그저

자신을 묻기 위한 용도만은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바디가 정말 

자신의 시체에 흙을 뿌려줄 인부를

구하는 것이었다면

영화 초반 

차량을 향해 달려들던 인부들 중에서 얼마든지 쉽사리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디는

굳이 

그 인부들을 지나쳐 황량한 길을 내달려가며 

자신을 묻어줄 사람들을 찾아 헤맸다. 

어쩌면 그는

자신이 살아갈 이유를 그 길 위에서

찾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마침내

박제사로 일하는 노인을 만나

자신이 파 둔 커다란 구덩이 안에 

체리나무를 심을 수

있게 되었을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내일 아침에 오실 때 

돌멩이 두 개를 갖고 오셔서

제게 던지세요.

잠이 들었을 뿐

살아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내 어깨도 흔들어 보세요.

살아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바디는 다시 박물관에 돌아갈 이유가 없었다.

삶이 너무나 괴로워서

죽음을 선택하는 과장에서 생매장 따위가 

장애가 될 리 없다. 

바디는 

그렇게 살아갈 이유를 찾아달라고 

외치고 있었던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불안에 떨던 바디는 분명 체리 향기를 

맡았을 거라고

나는 확신한다.

(마지막 체리 이야기를 꺼낸 사람이 

박제사라는 직업을 가졌다는 점도 무척 흥미롭다.

군인과 신학도, 박제사 모두 

죽음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어떤 면에서 

박제사는 

죽이고,

또 박제를 통해 죽은 것을 살려내는 

즉 부활에 가장 근접한 일을 하는 직업이 아닌가)

생뚱맞은 

앤딩이 

조금 허탈하긴 하지만

그 역시 

허망한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싶기도 해서 

무척 좋았던 영화다. 

시간이 나지 않더라도

꼭 한번 봤으면 좋겠는 영화다!!

이번 기회에

새카만 내 마음의 구덩이에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체리 나무 한 그루 심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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