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괴롭혀 뇌를 속인다.
나도 드라마처럼 만사를 작파하고 가슴앓이를 하고도 싶지만.
TV 속 그 여유로운 이별은
그야말로 로망일 뿐.
실연은 나를 쓰러트려도
월세는 나를 일으키고.
가차 없이 굴러가는 인정머리의 쳇바퀴가
차라리 나를 살린다."
- 동백꽃 필 무렵 중.
19화 내용. (11/20 방영분 37화. 38화.)
헤어지는 마당에도 집까지 데려주는 우직한 남자 용식이.
"동백 씨. 그래도요.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해요.
저는 동백 씨 편이니께.
동백 씨는 그냥 하던 대로 사셔요.
내가 행복해라. 어째라. 떠들지 않아도요.
동백 씨는 필히 행복하실 거예요.
동백 씨는 참 멋지고 고운 분이니께."
용식이의 말을 들은 동백이는 그의 모든 말들이
주문 같았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세상이 정말 바뀌었다고 말하는 그녀.
고마웠다고 말하는 동백이에게 용식은
우리가 진짜로 헤어지는 것이냐고 묻는다.
용식이가 아까워서 굿바이가 더 짜증 난다는 동백이는
정숙에게 그와 헤어졌음을 알린다.
필구만 보고 살겠다는 딸에게 외롭다며 그녀를 말리는 정숙.
하지만 두 사람은 그렇게 헤어져
혼자 하는 삶에 다시 적응하기 시작한다.
김장으로 실연을 이기는 동백이와
쳇바퀴 도는 일상으로 살아가는 용식이.
죽은 향미를 찾아가 오열하는 동백이는
엄마에게 자신을 위해 살아달라고 말하며
신장을 떼어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절대로 딸의 신장을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정숙.
겨우 7년 3개월짜리 엄마였으니까 살아남아 빚을 갚으라고 말하는 동백이.
아버지 때문에 옹산을 떠나려는 흥식이를 만난 용식이.
용식이는 안경을 가져가지 못한 아버지를 안쓰러워하는 그에게
안경을 받아 까불이를 찾아간다.
입을 열지 않는 까불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광수대 형사들은
용식이의 도움을 받아 까불이의 입을 열게 만든다.
열등감 때문에 모두를 살인했다고 고백한 박석용.
그의 자백을 받아낸 용식은 말한다.
"안경이고 뭐고 다 핑계고요.
저 아저씨 보고 싶어서 왔어요.
저 끝까지 가는 놈이고요.
끝까지. 지대로. 벌 받게 해 드릴라고요."
석용은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고 말한다.
"우리 할머니요.
진짜로 심신이 미약했는데
소 잡는 거 보고 기절을 하셨어요.
심신이 미약한디 사람을 죽인다는 고딴 거 난 이해를 안 하고요.
보통 사람들이 우발적으로 하는 거는 차바퀴나 냅다 차는 거지.
사람을 죽이지는 않거든요.
심신 미약 범죄니. 우발적 살인이니.
그딴 어려운 말들 난 싹 다 모르겠고요.
나는 까불이가 달게 벌 받을 때까지 끝까지 갑니다."
하루라도 빨리 신장 이식 수술을 해주기 위해 엄마와 병원을 찾은
동백이는 정숙의 병이 유전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염색체 우성 다낭신이라는 병이 50%의 가능성으로
동백이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는 것.
동백은 그 사실을 전해 듣고도 이식 수술을 결정하지만
그녀가 의사에게 간 사이 사라진 정숙.
딸의 신장을 받을 수 없다고 혼자 결정한 그녀는 그동안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난날 용식이를 붙들고 보험 타는 방법을 가르치고 약속을 받아냈던 정숙.
"칠푼이보다 팔푼이가 낫겠지. 넌 경찰이니까 눈탱이는 안 맞겠지."
지긋지긋한 보험 타 먹는 이야기에 질린 용식에게 남은 부탁하는 그녀.
"둘째. 건강검진 매년 시켜줘.
셋째. 동백이가 아프든 뭘 하든.
뭔 소리를 하든 간에 헤어지지 마.
필구도 한 번 크게 걸릴 거고.
네 집도 걸리겠지만 그까짓 거는 개코도 아니야.
네들만 굳건하면 나머지는 다 따라와.
동백이가 헤어지자고 그래도 네가 버텨.
돌부처처럼 기다려줘."
그런 정숙에게 용식이가 말한다.
"어머니. 저는요.
어차피 그럴 수밖에 없어요."
그런 용식이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정숙.
"용식아. 우리 동백이
징글징글하게 외로웠던 애야.
혼자 두지 마.
걔 그만 좀 혼자 있게 해라."
사라진 엄마를 찾아달라고 용식에게 부탁하는 동백이.
변 소장과 함께 동백이를 찾아온 용식이는
그녀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한다.
보험 서류와 편지.
엄마의 편지에는 그간 있었던 모든 일들이
적혀 있었다.
고아원에서 1년만 기다리라고 말한 엄마의 말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던 동백이.
딸이 외국으로 입양되었다는 소리를 들은 정숙.
다행으로 여겼지만 훗날 동백이가 파향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그녀.
술집 주방에서 일하면서 남자들에게
'오빠' 소리를 하는 어린 딸도 그냥 넘기지 못하던 정숙은
동백이가 파향 된 이유가 술집 여자의 딸이라서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다.
딸을 입양한 고마운 사람인 줄 알고 선물했던
40만 원이 넘는 핑크색 모자를 되찾아 온 정숙은 그 길로 동백을 찾아냈다.
딸을 다독이려고 갔지만 그런 자신을 품어주던 동백이.
"동백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
버림받은 일곱 살로 남아있지 마. 허기지지 말고.
불안해 말고.
훨훨 살아.
훨훨.
7년 3개월이 아니라.
지난 34년 내내
엄마는 너를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어."
동백이와의 7년 3개월이 적금 타는 것 같았다는 정숙.
"엄마는 이번 생이 너무 힘들었어.
정말 너무 피곤했어.
사는 게 꼭 벌 받는 것 같았는데.
너랑 3개월을 더 살아보니까.
'아. 내가 이 7년 3개월을 위해서 여태 살았구나.' 싶더라.
독살 맞은 삶도 다 퉁 되더라."
20화 내용. (11/21일 방영분. 29화. 30화)
급하게 병원으로 간 동백이는 의식이 없는 정숙을 마주한다.
당장 이식은 물론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태의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기적.
"기적이 어디 있어요?
제 거지 같은 인생에 그딴 거 없어요."
쓰러진 정숙 때문에 정신이 없는 동백이.
그런 그녀 대신 필구를 품어 밥을 먹이고
일상을 챙겨주는 덕순.
헤어졌지만, 동백이 옆을 떠나지 않던 용식이는
광수대 형사에게 급한 연락을 받는다.
한편 제시카의 초혼 문제를 감싸 안기로 마음먹은 종렬은
기자 회견을 열어 그녀가 결혼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선은 좀 지키자고 소리치는 종렬.
종렬은 그렇게 가족과 제시카를 지켜낸다.
살인자 아버지를 뒀다는 이유로 일이 끈긴 흥식.
동네 아주머니에 둘러싸인 그가 과거의 자신 같아
안쓰러운 동백이는 그를 데려다가 두루치기를 먹인다.
그런 그녀에게 왜 매번 자신에게 서비스를 줬냐고 묻는 흥식.
잠시 후 계란이 오면 계란찜도 서비스로 주겠다고
말하는 동백은 그가 자신 같았다고 말하지만,
이미 눈빛이 변한 흥식은 평소와 다르다.
같은 시간 자꾸만 흥식이에게 안경을 가져다 달라고 말하는 석용.
건네주지 않았던 안경집을 뒤진 용식이는
안경을 가지고 석용을 찾아간다.
용식이는 그에게 죽인 사람들에 입에 톱밥을 집어넣은 이유를 묻는다.
시끄러워서 그랬다고 대답하는 석용.
용식은 그런 그에게 향미는 죽기 전 살아있었다고 말하고
왜 그녀의 입에 본드를 넣었는지 묻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석용은 흥분한다.
그런 석용에게 안경집을 건넨 용식이는
그에게 안경집을 열어보라고 말한다.
그곳에서 나온 노란 귀마개.
모든 것을 알아챈 용식이는 흥식이가 향미의
목에서 뭐가 나왔는지 아버지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나 보다고 말한다.
그제야 모든 것을 고백하는 석용.
어렸을 때부터 귀가 예민했던 흥식은 자꾸만
고양이를 잡아다 죽이더니 급기야 자신을 무시한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한 것.
살인을 할 때마다 아버지의 신발을 신고 나가는 그를 보고
혹시나 싶어 자살을 시도해 봤지만
살아남은 그는 아들 때문에 다리를 다친 척까지 했다.
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막을 수 없었던 아들.
"애가 귀는 너무 예민하고 마음은 돌 같더라고.
용식아. 그런데 걔가 괴물이면 그거 내가 키운 거 아니겠니?"
흥분하기 시작하며 이상한 기침 소리를 내기 시작한 흥식.
"내가 불쌍하니까?
동네에서 제일 불쌍한 동백이 보다
내가 더 불쌍하니까."
그 끔찍한 기침 소리를 단박에 알아들은 동백이.
하지만 동백이를 잡으려던 흥식이는 금방이라도 까멜리아에
나타날 것 같은 마을 사람들 때문에 돈 만원을 놓고 돌아선다.
"사람 쉽게 동정하지 마요.
아무나 그러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흥식을 뒤쫓아간 동백이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향미의 500잔으로 머리를 내리친다.
동백이는 동백이가 지키는 거다.
"까불이? 까고 자빠졌네. 진짜."
경찰들이 오기도 전 진짜 까불이 흥식이를 해결하는
동네 아주머니들.
까불이를 산채로 생포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들.
동백이는 구더기는 장독을 깰 수 없다고 말하며 유유히
그 자리를 떠난다.
필구를 돌봐주며 병원으로 찾아와 정숙과 만났던
이야기를 해주는 덕순.
다시 딸을 만나 참 따뜻했다고 말했다는 정숙.
그리고 덕순은 진심을 이야기한다.
"동백아. 엄마 얼굴에 그늘이 드는디.
그 품에 든 자식한테 그늘 안 들 재간 있니?
네가 행복해야 애도 행복한겨.
지금은 애니께 모르지.
엄마 인생 고스란히 말아다가 자식 밑에 장작으로 쑤셔 넣은 거.
필구한테도 멍울이라고.
네 인생 살어라.
필구니. 덕순이니 다 제껴두고.
헤지고 말고야 니들 쪼대로 하고.
그래도 기어코 나한테 온다면
내가 너를 아주 귀하게.
귀하게만 받을게."
그렇게 말한 그녀는 필구를 챙겨서 데리고 간다.
더는 남의 자식이 아닌 필구를 살뜰하게 챙기는 덕순.
엄마가 울면 오락실에서 왕을 깨다가도 뛰어간다는
필구가 남의 아저씨가 아닌 용식에게 병실에 가보라고 조언한다.
엄마가 가버릴까 봐 병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동백이와
선뜻 그녀 곁으로 다가서지 못하는 용식이.
견디기가 힘들어진 용식은 용기를 내 동백이에게
그냥 옆에만 앉아있어도 되냐고 묻는다.
그런 그를 향해 울먹이며 두 손을 뻗어 올리는 동백이.
열심히 살았는데 자신에게만 야박하게 구는 세상이 원망스러운
그녀는 용식이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린다.
"개도 '앉아.'를 하면 간식을 주는데
우리 동백 씨한테는 하필 연필만 주고. 씨."
기적 같은 소리 하고 있다며 두 사람이 울고 있는 그때
부산스럽게 정숙을 옮기는 병원 사람들.
최신 엠블란스를 구해온 규태와 병원에 있는 동생은
물론 모든 사람들을 쪼아대기 시작하는 옹산의 아줌마들.
그렇게 사람들이 만들어낸 기적으로
아리까리한 정숙의 이식 수술 대작전이 시작한다.
이상한 나라 옹산에서 시작된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쳐
만들어낸 매직.
동백이를 고아원 앞에 버리던 그날로 돌아가 다시 동백을
찾는 꿈을 꾼 정숙은 병원에서 깨어난다.
수술을 받는 사이 다시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된 동백과 용식.
결국 자기가 보험금을 타러 가게 된 정숙은
그렇게 다시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한편 자영의 주사를 받아주며 버티던 규태는
두 사람의 행복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풍산 노 씨 3대 독자까지 잉태하는 두 사람.
동백이에게 뭔가 하나는 해주겠다고 말했던 정숙은
까멜리아 건물을 사고
동백이는 주인 대신 물건을 받아주는 택배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꿈을 이룬다.
결혼을 앞둔 두 사람을 찾아온 종렬은 통장을 내밀며
아무리 써도 500만 원이 그대로 남아있는 요술 항아리 같은
필구 양육비 통장을 내민다.
대신 결혼식 국수 한 그릇 값도 결제하지 말라고
하고 떠나는 종렬.
평생 모래밭에 뿌리를 내린 나무 같았던 그녀는
곁에 돋아난 사람들 사이로 얽힌 뿌리로 기어이 단단해진다.
이제 겨우 하늘을 볼 수 있는 동백이.
"아우. 동백 씨 나 뛰어오다가 깜짝 놀랐잖아요.
아우. 이게 사람이야? 후라쉬야?
아유. 왜 이렇게 낯짝에서 빛이 나요?"
"네가 그렇게 좋아요?"
"환장해요."
서로를 끌어안는 동백이와 용식이.
"용식 씨 근데요. 내가 용식 씨를 만난 게 기적일까요?"
"동백 씨는 그런 복권 같은 거를 믿어요?"
"아니요. 나는 나를 믿어요."
"나도요.
나도 너를 믿어요."
그 두 사람은 결혼해서 '황고운'이라는 딸을 낳고
필구를 훌륭한 야구선수로 키워내고 행복하게 잘 산다.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꽉 닫힌 해피앤딩을 보여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끝이 났다.
실제 추운 겨울에 피어나는 붉은색의 동백꽃이
만발했을 때 끝이 났다면
더 좋았을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고난을 이겨내고 기어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
'오동백 씨.'
(어찌나 울었는지.)
하도 무당 이야기가 많길래.
흥식이 아부지가 진짜 무당인 줄 알았더니.
사실 오리지널 까불이가 아버지일 거라고도 예상을 했었는데.
그는 그냥 아버지였다.
사이코패스 아들 흥식이를 감싸고 싶었던 평범한 아버지.
얼굴이 익숙한 배우님들은 아니지만,
부자가 어찌나 그렇게 연기를 잘하시는지.
어쩜 그렇게 평범한 어머니를.
평범한 아버지를.
위대하게 그려내시는지.
기적은 어차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고.
까불이 따위는 끝없이 백업되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막을 수 있다고.
평범해 보이지만 너무도 비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렇게 끝이 났다.
날개를 단 강하늘과 언제나 로코의 여왕이었던 공효진이
만나 무시무시한 시너지를 보여준 드라마.
다음 드라마는 어떤 걸 쓸지 벌써 너무도 기대가 되기 시작한
임상춘 작가님.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구멍 하나 없는 연기력을 보여준 모든 배우님.
그에 걸맞은 연출과 음악.
모두에게 박수!!
거진 총각이신 변 소장님이 영심이와 잘 됐으면 좋겠고.
규태의 아들도 잘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각자의 캐릭터에게 애정이 생기고
마음이 넉넉해지는 재미있는 드라마였다.
편견과 소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
좋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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