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카페 벨에포크(2019) 하루만 과거로 간다면 언제로 가고 싶어요?

개죽 2022. 5. 1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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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플레이 카페 벨에포크

카페 벨에포크


영화 초반 내용.

(스포 없음. 결말 없음.)

스타넷에 론칭하는 미니 시리즈

파일럿을 설명하느라 

열중하는 아들. 

디지털 방송용 드라마를 이해하기 힘든

빅토르(다니엘 오떼유).

그는 고객에게 직접 과거 체험이

가능하게 하는 사업 이야기에도 관심이 없다.

"빅토르, 하루만 과거로 간다면

언제로 갈래요?"

그런 빅토르에게 들어온 질문,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대답.

"선사 시대요.

그땐 아직 아내랑 잤죠."

왓챠 플레이 카페 벨에포크

돌아오는 길 

빅토르는 성향이 맞지 않는

아내와 작은 말다툼을 벌인다.

그리고 빅토르가 

우유를 사러 간 사이 

그녀는 마음을 굳힌다.

왓챠 플레이 카페 벨에포크

모든 것이 엉망이 된 상태에서

아들의 시간 여행에 초대받는 빅토르.

하지만 

요즘 것들에 도통 관심이 없는 

그에게는 바로 다른 시련이 찾아온다.

아내 마리안(파니 아르당)과

본격적인 부부싸움을 하게 된다.

"솔직히 당신은 너무 오래 살았어.

문득 ;자살하겠구나' 싶었어.

사회도 싫고.

발전도 싫고.

 일도 안 해.

자식도 미워.

마누라는 싫어해.

그러면 자살할 길을 찾는다고."

독설을 쏟아낸 마리안은 

그의 가방을 싸서 집에서 내쫓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에게 

'태초에 행동이 있었으니.'

라고 말하며  집에서 내쫓는 마리안.

왓챠 플레이 카페 벨에포크

자기를 자른 편집장과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모르는 빅토르는 

친구이기도 했던 편집장을 찾아가 

두 사람이 바람을 피우던

현장인 원룸을 빌린다.

관심이 없던 아들의 초대장을 확인하고

그곳으로 향하는 빅토르.

왓챠 플레이 카페 벨에포크

아들이 준비한 

시간 여행을 시작하려는 빅토르.

그는 아무 할 일도 없으니

빨리 하고 싶다고 말한다.

어느 시대로 가고 싶냐는 직원에 말에 

빅토르는 1974년 5월 16일 리옹으로 가고 싶다고 대답한다.

"네, 그날 만난 사람을 

정말 좋아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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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

빅토르가 돌아가고자 했던 시절은 

대단한 건 없었지만 

그나마 괜찮았던 젊은 내가 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 

빅토르가 사랑했던 마리안은

카페 벨에포크에서 처음 만난 그 시절을 

'세상은 큰 재떨이 같았다'라고 

표현한다. 

결국 기억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같은 시간

같은 사건을

공유하고도 

우리의 기억은 자기가 유리한 

방식으로 추억을 훼손하는 것이다. 

그 훼손이 미화일지라도!

지금의 아내를 더는 사랑할 수 없는 빅토르는

상황극에 불과한 

시간 여행을 통해서 과거 사랑받고

사랑했던

아내를 되찾는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생긴다.

빅토르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이 아니다.

단지, 

비싼 값을 치르고

고퀄리티의 연기자들을 돈으로 산 것일 뿐이다. 

빅토르가 

카페 벨에포크에서 

다시 사랑하게 되었던 여자는 

정말 젊은 마리안이었을까?

아니면 

마리안을 연기한 마르고였을까?

둘 중 

누구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의 마리안이 아닌 건 확실하다.

그렇게 보면 카페 벨에포크는 분명 새드엔딩이다. 

그가 아내 마리안에게 

돌아가든 

가지 않았든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현재의 마리안일 수 없다.

그건 마리안도 마찬가지겠지.

그녀가 그리워하는 빅터도 지금의 빅터는 아닐 테니까.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빅토르가 

찾고 싶었던 건 젊은 마리안도

사랑도 아닌

빛나는 과거의 자신이었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간신히 되찾았던 

마리안이 가짜라는 걸 깨닫는 순간 

빅토르는

깨달았을 테니까.

그나마 괜찮게 여겨졌던 과거는

사라진 그녀처럼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놀라운 상황극에

설계자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앙투안은 지난 시절 빅토르가 해준 

조언을 돌려준다.

"호기심을 가져라.

상상력을 키워라.

전 그 충고에 따랐어요.

행복하진 않지만 불행은 면했죠.

이제는 제가 말씀드릴게요.

창작을 계속하세요.

무엇이 당신을 기다릴진 모르지만,

끝까지 사는 거예요."

영화는 말한다. 

간직하고 싶은 대로

인생을 다시 쓸 수는 없다고.

앞부분을 반복할 수도,

인생의 습작만 그리다가 끝을 낼 수도 없고,

인생은 그저 나아가는 거라고!

앙투안이 아이 었던 때처럼 

지친 노인에게도 조언은 필요하다. 

아이든.

노인이든.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어쩌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전성기를 살고 있을지 모르는

어른들도 나아가야 한다.

그나마 괜찮았다고 

생각되는 과거의 전성기는

비싼 돈을 지불하고 얻은 미래 여행과

마찬가지로 가짜일 뿐이다.

우리는 절대 가짜에 머무를 수 없다.

이 영화가 

비싼 상황극을 소재로 삼은 이유는 바로 그것이 아닐까?

지나버린 과거는 절대 살 수 없다고 말해주려고.

영화는 재미있다. 

배우들의 연기도

음악과 배경도 모두 아름답다.

특히 노배우들의 연기가 일품!

눈빛 뭐냐고!

하지만 '과거로 돌아간다'는

말 한마디에

코인이나 주식,

혹은 로또를 사고 싶다는 생각부터 드는 사람이라면

굳이 추천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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