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영화 리뷰/중간 영화 리뷰

영화 런치박스(2013) 잘못 도착한 도시락이 맺어준 인연

개죽 2022. 11. 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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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 플레이 런치박스

런치박스


영화 내용:

(스포 없음. 결말 없음.)

어린 딸을 학교에 보내고 

여느 중산층의 주부들처럼

정성껏

남편의 도시락을 싸는 일라(님랏 카우르).

왓챠 플레이 런치박스

하지만 일라가 공들여 싼 

남편의 도시락은 잘못된 곳에

도착하고,

일라의 도시락은 

아내를 잃고 

이제 정년퇴직을 준비하는 

페르난데스(이르판 칸)의

앞에 도착한다.

"곧 노후에 접어드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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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식당에서 시키는 

도시락이 조금 다르다는 건 느끼지만

잘못 배달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페르난데스는

맛있게 일라의 도시락을 먹어 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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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게 비운 

도시락을 보고 기뻐하는 일라.

일라는 이웃집 여자와 대화를 나누며

                                                 무심해진 남편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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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예상과 달리 남편은 

도시락이 맛있었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대신 

"콜리플라워가 끝내줬어."

눈도 마주치지 않고 

도시락에 넣지도 않은 콜리플라워 

이야기를 하는 남편.

일라는 그제야 

도시락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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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직원 셰이크에게 

일을 가르쳐야 하지만 

까칠한 페르난데스는 자꾸만 

일부러 그를 피한다. 

대신 일라의 도시락에서 편지를 

발견하고 읽는 페르난데스.

'도시락을 깨끗이 비워주셔서 감사해요.

제 남편을 위해 만든 음식이었어요.

빈 도시락으로 와서

남편이 무슨  말이라도 할 줄 알았어요.

몇 시간 동안 진심으로

행복했어요.

감아의 뜻에서

남편이 좋아하는

파니르를 보냅니다.

일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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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대고 

간단한 답장을 보내는 페르난데스.

'일라, 오늘 음식이 너무 짰어요.'

감사는커녕

무례한 답장에 매운 음식으로 응대하는 일라.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의 편지는 도시락 배달을 

통해 이어진다. 

왓챠 플레이 런치박스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본의 아닌 스포가 있을 수 있음.)

퇴직을 앞둔 늙은 홀아비 

페르난데스.

남편의 사랑이 간절했던 젊은 애엄마 일라.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이 잔잔한 영화는 

분명 아름답게 포장된 

불륜 이야기다.

하지만 이 영화를 불륜 영화로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기에 영화는 무척 매력적이다. 

사실

일라와 일라의 남편과의 관계를

사랑으로만 본다면 

유효기간이 확실히 끝난 것으로 보인다.

남편은 

일라를 쳐다보지도 않고

핸드폰만 본지 오래되었고 

그녀의 어떠한 노력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게다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라는 와이셔츠에 묻어있는 향기로

불륜을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영화 속에서 분명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

결혼 생활이 삶의 연장일 뿐이라는 

시점에서 본다면 

여전히 돈을 벌어 와서

가장의 노릇을 하고 있는 그를 

탓할 수 없다.

하지만 관계에 치중한다면

그들의 관계는 분명 끝났다. 

결혼 생활은 

유지되고 있지만 

그들 사이에 남은 애정은 전혀 없어 보인다. 

소통 = 사랑

이건 모든 관계에 어쩔 수 없는 불문율이다.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법이 없었던

괴짜 노인에 불과했던

페르난데스는 이름도 모르는 여자의 

도시락 편지 하나에 

좋은 사람으로 변한다.

마을 아이들의 공을 주워주고 

집 앞에서 노는 것을 허락한다.

일을 가르쳐줄 마음이 없었던 후임의 결혼식까지

찾아가 가족 노릇을 한다.

결국 

영화에서 말하는 소통은 그런 것이다. 

소통은 곧 사랑이고

그 사랑은 인간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일라는 

무심한 남편과 소통하지 못하면서

그 원동력을 잃었다.

어쩌면 

일라는 그래서 더욱

동아줄처럼 페르난데스를 붙잡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얼굴도 보이지 않는 윗집 아주머니를 보라.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지만 

커다란 목소리와 위아래를 오고 가는 바구니를 

통해 그들은 소통하며

긴밀한 관계를 이어간다. 

소통이야 말로

인간관계에 핵심인 것이다. 

얼굴을 마주 보는 것.

살을 맞대는 것보다 

말 한마디 

편지 한 장이 더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다.

'빈 도시락으로 와서 

남편이 무슨 말이라도 할 줄 알았어요.'

어쩌면 일라는

'오늘 도시락이 진짜 맛있었어.'

라는 남편의 한마디면 충분했을지 모른다.

삶은 그만큼이나

소통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까.

사실 

나는 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페르난데스와 일라가 

끝까지 만나지 못했으면 좋겠다.

물론 이 영화의 명대사는 

잘못 탄 기차는 가끔

우리를 목적지로 데려다준다일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난 잘못 탄 기차는 

그저

잘못된 목적지에 데려다 줄 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당장 온르 부탄에 간다고 

 행복해질 리 없는 것처럼 

두 사람이 만난다고 해서 행복해질 거라는 

보장은 없다.

난 그저 아내의 죽음 이후 

일라의 도움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한 페르난데스와

이제 딸과 떠날 용기를 낸 일라가

각자 행복해지길 바란다. 

두 사람의

행복의 키 역시 

그 사람과의 소통이 아닌

그냥

'소통'에 있을 테니까. 

그나저나 

대체 인건비가 얼마나  싸길래

근처에서 사서 먹으면 될 

그깟 점심을

굳이 집에서 해서 가져다 바치는 것이냐!

영화를 보면 다른 것보다 

인도의 인건비가 더 궁금해지는

영화 런치박스는 

생각보다 무척 재미있다. 

인도 다바왈라

인도 뭄바이에는

'다바왈라'라는

 엄청난 도시락 시스템이 있는데 

그게 바로 이 영화 런치박스의 소재이다.

1600분의 1의

실수 확률,

그 실수가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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