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재가 노래하는 곳
https://www.netflix.com/kr/title/81564396
초반 내용.
(스포 없음. 결말 없음.)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고.
체이스라는 청년의 죽음으로
인해 고요하던 마을이 시끄러워진다.
죽은 체이스의 옷에서 나온
울 조각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 사건.
경찰들은 그 사건에
습지에 홀로 사는 소녀 카야(데이지 에드거존스)를 지목한다.
급기야
그녀의 집에서 발견된 모자를
증거 삼아 카야를 재판에 넘기는 경찰.
하지만
누군가는 진짜 이름도 잊힌 채
습지 소녀라는 별칭으로
살아가는 카야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변호사를 자청하며 찾아온 톰.
아무 말도 없는 가야는
도감을 가져온 그에게 속삭인다.
"사람들은 껍데기 속에
생명이 살고 있는 걸 잊죠.
저도 가족이 있었어요."
아이들을 사랑했던 카야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집을 떠난다.
어린 소녀였던 카야는
떠나가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결국
형제들 마저 하나둘 사라지고
아버지와 남은 카야.
카야는 혼자 늡지에 적응하고
아버지에게 맞지 않는 법을 익혀나간다.
그리고 어느 날
어머니에게 온 편지를 불태워버린
아버지마저 사라진다.
진짜 혼자가 된
카야는
먹고사는 법을 익히기 시작한다.
가게에 홍합을 팔아
생계를 이어나가는 카야.
마을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점핀 부부의 도움을 받으며
홀로 성장하는 카야.
나의 사사로운 감상평.
아름다움과
잔혹한 폭력.
끊임없이 교차되거나
혹은
매번 한 앵글에 담기는 그것.
이 영화 속
진실은 그곳에 있다.
아름다운 풍경 뒤에 숨겨진
잔인한 폭력.
시종일관 영화가 보여주는 아름다운 늪지.
그리고
그곳에서 치유되고
또
상처받기를 반복하는 한 소녀.
늪지 소녀라고
불리며 따돌림당하는 소녀는
아름다웠고
또
잔인했다.
생존을 위해 언제든 잔인해질 수 있는
소녀는
자연 속에 속해있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어머니가 숨던 곳이라길래
소녀가 유약한 캐릭터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기우였다.
인간 사회에서 거부당한 외톨이 소녀는
자연에서 배운 지식으로
굳건해졌다.
소녀가 사랑했던 어머니보다 훨씬 더!
소녀는 생존자였으며
자연,
그 자체였다.
그래서 이 영화는 매력적이다.
(책은 읽지 않음.
원작은
델리아 오언스의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고 함)
(주의, 스포를 당할 수 있습니다!)
결말을 제외해도
영화는 무척 재미있다.
아름다운 습지의 풍경만 봐도
종일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습지 소녀 카야의
인생 자체가 매우 흥미진진하다.
소녀의 첫사랑은
달콤하고
생태학자로써의 성장은 우아하다.
체이스가 나오면서
이야기의 반전까지 확실하게 선물한다!
이 영화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홀로 습지에 남게 되었지만
결국
아름다운 습지를 선택한 카야의 성장을 지켜볼 수도 있고
생존을 위해
무엇까지 용인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선과 악.
옳고 그름.
피해자와 가해자.
그게
무엇이었든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카야의 남편처럼 할까?
영화를 보고 나면
내가 카야였다면이 아니라
내가 카야의 남편이었다면이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조용히 목걸이를 바닷가에 내던질까.
조금 늦게 보긴 했지만
요즘 본 영화 중에 개인적으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제일 재미있었다.
언제 봐도 좋을 영화이니 꼭 보길 추천함!!!
(저번주에 가오갤 로켓 때문에
울뻔했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고!)
2023.01.19 - [소소한 영화 리뷰/요즘 영화 리뷰(스포 없음.)] - 영화 페일 블루 아이(2022) 살인 사건보다 끔찍했던 슬픈 가족 잔혹사
2019.10.14 - [소소한 영화 리뷰/요즘 영화 리뷰(스포 없음.)] - 넷플릭스 프랙처드(2019) - 부서진 가정을 지키고 싶은 한 남자.
'소소한 영화 리뷰 > 중간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이올런트 나잇(2022) 전직 바이킹 출신 산타클로스의 핏빛 크리스마스 (0) | 2023.09.04 |
---|---|
영화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2018)과도한 업무에 지친 비서들의 귀여운 반란 (0) | 2023.06.05 |
영화 둠(2005)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틀을 깨는 SF 액션 영화 (0) | 2023.02.26 |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2010)감성적인 특유의 분위기가 매력적인 대만 영화 (1) | 2023.02.20 |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2014)찬란하고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나를 배웅하다 (0) | 2023.02.17 |